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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협치 행보 다지는 이낙연 대표, 초심 잃지 않기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초반 ‘협치 행보’가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이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10일 회동이 주는 기대감이 크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이후 여야 대표가 공식적으로 얼굴을 맞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만 해도 이날 만남은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여기에 더해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국회의장 주재 양당 대표 회동, 4차 추경 신속처리, 공통 공약 조기 입법화 등을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물론 원구성 재협상 등 일부 첨예한 사안은 의견이 많이 엇갈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회동을 통해 거의 꺼지다시피한 여야 협치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모적인 정쟁에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에게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얼음판처럼 냉랭하던 여야 사이에 다소나마 훈기가 돌고 있는 것은 민주당의 ‘이낙연 체제’ 출범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 대표가 취임 후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협치’다. 그 대표적 사례가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우분투(ubuntu)’라는 생소한 표현을 썼다.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야 협치에 대한 그의 진정성이 잘 느껴진다. 정치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국민의힘도 “집권당 대표다운 중후하고 울림있는 연설”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새 지도부가 만남에서도 이 대표의 ‘협치’ 마인드는 여전히 작동됐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여야 대표 회동을 권하면서 자신은 빠져도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 소통하고 국정 현안을 풀어가는 게 급하지 형식은 그리 따질 것이 없다는 얘기다. 합리적이면서도 실질을 중시하는 이 대표의 정치 방식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협치가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진정성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실현 가능하다. 특히 실질적인 협치가 이뤄지려면 힘을 가진 여당이 더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힘의 정치가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 역할이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와 잇단 자연재해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은 당파를 초월해 국난 극복에 나서야 한다. 여당의 포용 정치가 그 밑거름이 돼야 하며 그 중심 역할을 이 대표가 해야 한다. 누구보다 이 대표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대표가 지금의 협치 초심을 잃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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