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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분양 ‘로또’가 공정한가

  • 기사입력 2020-09-0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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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다 합니다!’ 요즘 건설사 아파트 분양 담당자들을 만나면 똑같은 소리를 한다. 분양 성수기에 접어드는 가을 어떻게든 새로 분양하는 단지의 장점을 부각하고, 홍보하려고 열을 내던 몇 년 전과 완전히 딴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기 때문에 아무 짓을 안 해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는데, 굳이 분양 홍보가 왜 필요하냐고 한목소리를 낸다.

건설사 주택 담당자들을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아파트를 분양할 때 순위 내 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단기간 청약을 마감하면 안에선 오히려 욕을 먹는다는 거다. 분양가를 좀 더 높게 받을 수 있었는데 너무 싸게 분양가를 책정해 생긴 결과라고 판단해서다. 고분양가 논란이 생기고, 그럼에도 입지, 설계 등 단지의 장점이 부각돼 꾸준히 팔려 6개월에서 1년 사이 미분양을 모두 소진하는 게 건설사 마케터들의 최고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이젠 정말로 ‘분양가가 다 한다’. 시세보다 싸게 분양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자격만 갖추면 일단 청약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수십 대 1, 수백 대 1 청약경쟁률도 흔하다. ‘이 지역은 당첨되면 2억, 저 지역은 3억…’ 새 아파트를 분양하는 지역 중개업소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라면 청약 대기자들은 더 열광한다. HUG의 분양가 통제보다 5~10%가량 낮은 가격에 분양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시세차익을 수억원 기대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로또’다. 분양가상한제는 당첨금을 더 높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7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2만8883채 있다. 올 1월 4만3268채에서 꾸준히 줄어든 결과다. 작년 1월엔 5만9162채나 됐다. 수도권은 현재 3145채밖에 미분양이 없다. 수도권에서도 외곽 지역 ‘나홀로 단지’ 등 모든 미분양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 정도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서울은 58채의 미분양만 남아 있다. 사실 이건 거의 모두 한 곳에서 나온 60㎡ 이하 준공 후 미분양이다. 사연있는 특이한 경우다. 이 걸 제외하면 사실상 서울엔 미분양이 없다고 봐야 한다.

올해 7월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468만4665명이다. 우리 국민 둘 중 한 명이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1월보다 80만3174명 더 늘었다. 분양 ‘로또’ 당첨을 위한 대기 열에 너도나도 끼어들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얼마 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 마련)’해서 집을 사는 것보다 분양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발언했다. 안 그래도 국민의 절반이 분양 ‘로또’ 줄에 서 있는 마당에 젊은 층을 자극하는 소리란 비판을 들었다. 부양 가족이 많고 무주택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현행 청약가점제 상황에서 젊은 층이 당첨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다”며 공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다.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란 뜻이다. 국민 둘 중 하나가 아파트 청약을 로또로 여기며 희망을 거는 사회가 과연 공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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