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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규제의 바자회

  • 기사입력 2020-09-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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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프랑스에서는 규제의 폐해를 신랄하게 지적한 책 한 권이 정치권과 미디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프랑스의 인기 주간지(Valeurs actuelles) 편집자 두 명이 집필한 이 책에는 ‘40만개의 표준’ , ‘12만5000개의 법령’ , ‘1만500개’의 법률 때문에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나이에 따라 먹을 수 있는 계란의 수에서부터 퇴직자가 양로원에 들어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인터뷰의 횟수. 화장실과 레스토랑에 있는 테이블의 높이’ 등…. 책에는 규제와 법령이 어린이들의 장난감, 스포츠, 교통시설, 농업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서술돼 있다.

프랑스라는 나라는 거대한 ‘규제 바자회(Bazar)’와 같아서 개인의 삶은 물론 기업인들의 사기를 꺾어 놓고 있다는 게 저자들의 얘기다. 책은 프랑스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규제와 법령의 뿌리를 중세 절대왕정과 나폴레옹 시대를 거치면서 확립된 강력한 법치에서 찾고 있다. 그러면서 규제와 표준이 만능인 사회를 ‘지옥과 같은 기계’에 비유하고 있다.

프랑스 노동법의 두께와 실업률이라는 통계를 제시하면서 프랑스 경제에 미치는 규제의 나쁜 영향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2월 프랑스보다 실업률이 낮았던 독일, 벨기에, 스위스 등 주변국들은 모두 노동법전들의 두께가 얇다는 것이다.

프랑스 못지않게 한국도 규제가 많은 나라로 불린다. 법령도 자주 바뀌어서 기업들이 사업하기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의 강도는 프랑스 이상으로 세다.

프랑스 정부는 얼마 전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00억유로(약 140조원)를 투입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기업의 법인세 감면과 청년 일자리 창출,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 지원에 돈을 쓰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한국은 거대 여당이 장악한 국회에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관련법 등 각종 반시장 규제 입법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삼성 때리기’에 세계 언론들은 우리나라에서 당분간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조세피난처에나 있을 법한 배당간주소득에 대해서도 정부는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경유세 인상 얘기도 들린다. 기업에 부담이 되는 각종 세금과 규제는 쏟아내면서 뉴딜펀드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한다. 이런 정부의 계획은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기는 쉽다. 하지만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규제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97년 이후 규제에 따른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직·간접 부담 비용이 4조달러(한화 약 5000조원)로 예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美 메르카투스(Mercatus) 워킹 페이퍼).

문재인 정부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엄중한 시기에 기업들을 규제가 판치는 바자회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혁신정책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세계의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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