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빚 늘린 기업들, 설비투자 대신 해외주식 10兆 쓸어 담았다
2분기 순매수 79억 달러
대출 늘려 확보한 유동성
주로 美에…수익률 높아
성과 따라 실적에도 영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개인 뿐 아니라 기업들도 증시 열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천문학적 현금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설비투자 대신 해외주식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순매수액만 역대 최고인 10조원에 달할 정도다.

26일 한국은행의 ‘2020년 6월말 국제투자대조표’의 주체별 대외지분증권(해외주식) 투자현황에 따르면 비금융기업 등은 지난 2분기 79억달러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9조6700억원을 넘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기 터지기 직전인 지난 2007년 1분기(112억달러) 이후 분기 기준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로써 기업들의 해외주식 투자잔액은 233억달러(약 28조4300억원)로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기업들은 지난 3월 세계 증시가 폭락한 뒤 4월부터 서서히 상승 랠리가 이어지자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지수, 환율 등의 비거래요인 뿐 아니라 실제 투자규모를 늘리는 거래요인에 따라 비금융기업의 해외주식 투자규모가 증가했다”며 “금융기관이 아닌 일반 회사들도 해외주식 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 실현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제투자대조표 상 비금융기업에는 증권사 계정으로 분류되지 않은 개인들의 투자분도 일부 포함돼 있다”며 “경영참여 목적으로 해외기업에 지분투자하는 경우에도 지분율이 10%가 안되면 직접투자가 아닌 증권투자로 잡히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의 은행 대출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988조원으로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총 79조원이 늘어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7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증가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 2분기 국내 주식 규모도 많이 늘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6월 기타법인은 코스피 주식을 총 6806억원 순매수했다. 단, 코스닥에선 1조4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는데 이를 통해 형성한 자금으로 국내 우량주 및 해외 주식투자에 활용했단 분석이다.

한편, 지난 6월말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주식 투자 잔액은 3623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명목·2019년) 규모의 22%에 해당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채권을 포함한 해외증권 투자 잔액은 5943억달러로 GDP의 36%를 넘어섰고, 파생상품 및 기타투자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투자 잔액은 1조7401억달러다. GDP의 106%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66억달러로 이 중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 미국 주식이(약 60억달러)이 90%를 차지하고 있다.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