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의원들, 개정안 발의
“실효성 낮다” 이유…2008년 폐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예비 부부들이 결혼식 부담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쪽에서 결혼 비용에 세제 혜택을 주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25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의원 13명은 지난 19일 결혼 비용을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해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상은 예비부부와 그 부모다.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이들은 연말정산을 통해 약 50~75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실제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들은 상당한 경제적 부담감을 안고 있다.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 ‘2020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를 보면 신혼부부 한 쌍은 결혼할 때 신혼집 마련을 제외하고도 평균 4500만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한다.
예비부부 측은 꼭 필요한 정책이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내달 5일 예정된 결혼식을 내년 1월로 미루기로 한 이모(36) 씨는 “만약 정부가 일부라도 지원해준다면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4년 정부는 소득 2500만원 이하 근로자를 대상으로 1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혼인 특별소득공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수혜자가 너무 적은데다 제도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이유로 2008년 폐지됐다.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세제 혜택만으로 혼인 유도, 출산율 제고 효과를 내기 어렵고, 고소득자들이 더 많은 세감면 혜택을 받는다는 주장이 있었다. 기재부 관계자도 같은 이유로 “검토한 바 없다”며 “불필요한 비과세 감면제도만 하나 더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은 “신혼부부 지원을 늘려선 나쁠 건 없지만 예산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유럽처럼 맞벌이 부부에게 세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차선으로 검토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는 “세제 혜택을 준다고 계획에 없던 사람이 결혼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세금은 단순해야 하는 만큼 차라리 부부들에게 지원하는 출산 관련 복지를 늘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