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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 코로나19 시대의 체코 관광업

평소 인파에 떠밀려 걸어야 할 정도로 북적대던 프라하의 대표 관광지 카를교. 올봄에는 그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다.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던 패키지 여행객은 사라졌고, 관광객이 주고객이던 유명 레스토랑은 음식값을 대폭 할인하기도 한다. 마스크 쓴 동양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시민들은 실외에서도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미착용 시 부과되는 50만원 의 벌금 때문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체코의 관광업은 공공예산에 약 55억1100만달러를 기여하고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하는 효자산업이다. 해외관광객이 해마다 증가해 2019년에는 약 2200만명을 기록할 정도다. 수도 프라하와 서부의 카를로비바리 등 스파도시를 중심으로 독일, 러시아, 폴란드 등에서 관광객이 해마다 방문하고, 직항노선 증가로 한국과 중국 관광객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올 3월 체코의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정부는 국경통제 및 이동제한령, 식당 및 상점 영업금지 등의 정책을 빠르게 시행해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체코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체코 숙박업소를 이용한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82.9% 감소한 약 99만명이었는데, 그중 내국인이 86만명으로 외국인은 13만명에 그쳤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은 역시 프라하로, 지난해보다 93.6% 줄어든 관광객이 숙박업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 정부와 각 지자체는 주저앉은 관광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호텔 등 숙박업소 운영이 중단된 기간에 대해 객실당 1일 100~330코루나(약 5300~1만8000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과시켰고, 숙박 서비스와 문화행사에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를 15%에서 10%로 인하했다. 몇몇 지자체는 바우처나 지역카드를 활용한 관광지 입장료 및 대중교통 할인 등의 정책으로 관광객 유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체코관광청은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4000코루나(약 21만원) 상당의 온천 할인바우처를 발행하는 한편, 유명인사들을 활용해 비교적 덜 알려진 국내 관광지를 홍보하는 ‘#World Czech Republic’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노력이 효과를 보는 것일까. 10명 중 9명의 체코인이 해외보다는 국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는 관광청의 설문결과가 나왔다. 또한 체코에는 전국에 크고 작은 성과 궁전이 많은데, 실제로 7월 한 달간 국립문화재청이 관리하는 성과 궁전에 방문한 관광객 수가 작년 대비 오히려 10만명 늘어났다고 한다. 휴가철을 맞은 내국인의 방문 덕에 팬데믹으로 문을 닫았던 지난 2개월의 손실을 일부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관광청장인 얀 헤르게트(Jan Herget)는 5월 11일, 프라하와 카를로비바리는 평소 외국관광객이 주요 고객이므로 국내관광을 지원하는 것은 해결책의 일부일 뿐, 관광업 회복을 위한 핵심은 국경 개방이라고 말했다. 이제 대부분의 국경이 열리고 EU 관광객들이 여름휴가를 맞아 이 아름다운 나라를 방문하기 시작했으니, 정부와 국민의 애정 어린 노력으로 체코 관광업이 위기를 딛고 예전의 호황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이정빈 코트라 프라하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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