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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김종인 ‘5·18 무릎사죄’, 진정한 실천으로 이어지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영령들 앞에 사죄했다. 김 위원장은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용서를 구한다”며 “부끄럽고 죄송하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위원장은 사과발언 중 울먹이기도 했고 충혼탑 앞에 무릎을 꿇었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맞선 ‘5월 광주’의 희생은 한국 민주주의 상징이다. 이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고 역사적 평가는 물론 사법적 평가도 끝났다. 그런데도 일부 보수층에서는 쉼 없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

여기에 보수정당도 어정쩡하게 가세해 공분을 일으켰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만 기념식에 직접 참여하고 이후로는 불참했다. 보수정권 9년 동안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창이 금지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시절에는 허무맹랑한 북한 특수군 개입설에 동조하거나 소속 의원들이 ‘5·18 폭동’.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 망언을 쏟아냈는데도 징계를 차일피일 미뤄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정당 대표가 처음으로 무릎까지 꿇었고, 어쩌면 자신의 치부일 수 있는 국보위 참여까지 사죄했다. 단순히 표를 얻기 위한 호남구애로 평가절하할 일은 아니다. 광주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황교안 대표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통합당의 변화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화제 전환용이란 논평을 낸 것에서 보듯, 여전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보는 미래통합당의 시선이 근본적으로 바뀔지에 의구심을 갖는 국민이 여전한 것은 사실이다. 5·18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보수정당의 자업자득이다.

김 위원장의 사죄가 진정성을 얻으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이 5·18 단체와 간담회에서 ‘5·18 3법’ 통과에 의지를 보인 점이나 헌법 개정시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하자는 제안에 대해 반응을 보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무엇보다 5월 광주를 보는 시각은 김 위원장뿐 아니라 미래통합당 모두가 같아야만 한다.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닌 가짜 보수다. 미래통합당은 앞으로 5·18 왜곡세력과 단호하게 선을 긋고 5·18 정신의 계승을 천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김 대표의 무릎사과가 진정성을 얻게 되고 미래통합당도 제대로 된 보수정당으로 쇄신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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