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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청년이 건설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 기사입력 2020-08-18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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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건설노조 청춘버스 청년근로자들과 만났다. 한 청년이 “건설근로자가 결혼하고 싶어도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어려움이 크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대개 비정규직인 건설근로자는 특정 회사에 소속되지 않아 소득과 재직 증빙이 어려워 은행권의 대출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H은행의 ‘우량주택전세론’상품을 조정해 공제회가 발급하는 퇴직공제금 적립내역서를 소득증빙서류로 인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건설근로자도 2%대 금리로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청년 건설근로자들의 염원 하나가 이뤄진 것이다.

청년이 건설기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하나둘 마련되고 있다. 건설근로자법 개정에 이어 정부가 고시한 직종별 시중노임단가 이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적정임금제 개정안이 제출되는 등 건설 현장 혁신 방안들이 속속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적정임금제는 2년간 시범사업 결과, 같은 임금을 줄 바에야 내국인을 우선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 또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고 누수를 막아 무리한 공기 단축, 장시간 고강도 노동, 잦은 산재, 불법 하도급 등의 문제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공기관과 지지체가 시행 중인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을 올해 안으로 사업모델과 적용 범위 등을 정해 제도화하고 전자카드제, 건설기능인등급제 등과 연계해 국내 기능인력의 건설업 유입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제4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기본계획’에 담긴 내용이다.

아울러 건설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하는 건설 마이스터 훈련사업을 2024년까지 50개교로 확대·적용하고, 제대 예정 군인에게 건설기능훈련을 제공한다. 또한 건설근로자공제회 직영 종합훈련센터를 신설해 민간에서 공급이 어려운 기피직종과 고급 수준의 직업훈련 과정을 개설한다. 불법 외국인노동자 단속 내실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 건설 현장 확대, 건설노동자 퇴직공제 가입 대상 확대 등의 내용도 담겼다.

이렇게 되면 젊은 기능인력들이 건설 일자리에서 전망을 찾고 숙련된 기능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청년층이 외면하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등 건설노동시장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건설업계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건설기능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높이고 건설 현장의 활력을 되찾는다는 점에서 건설노동자들도 크게 환영할 일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인공지능 로봇이 건설 현장의 숙련인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 독일의 건설훈련센터 마이스터에 따르면, 분산된 옥외 현장에서 상이한 생산물을 만들어야 하는 건설 현장의 경우 표준화에 한계가 있으므로 기계화·자동화를 통한 무인화가 아니라 숙련인력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자재·장비·도구를 첨단화해야 한다. 숙련인력이 전제조건이고 첨단화가 필요조건인 셈이다.

숙련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는 청년 기능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은 언어 소통과 체류 기간 문제로 숙련도를 달성하기 어렵고, 중장년층은 당장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므로 기능을 습득할 여유가 없다.

다행히 건설직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건설 관련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대학 진학 응답이 2009년 62%에서 2015년 13%로 감소한 반면, 건설 현장 기능직 취업은 1%에서 27%로 증가했다. 다만, 실제 건설 현장에 취업하거나 정착한 청년층은 많지 않았던 이유는 직업 전망이 보이지 않고 근로조건이 열악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건설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으니 제반 여건들이 갖춰지면 청년들 누구나 건설기능인으로 성장해 존경받는 ‘건설명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직업학교가 마이스터의 산실이 됐듯이, 건설명장의 산실이 될 건설마이스터고가 전국 곳곳에 들어서기를 기대한다.

송인회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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