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고배…11월 편입유력
대우건설·헬릭스미스·현대百 편출
전문가 “기계적 수급호전 예상돼”
60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따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씨젠과 알테오젠, 신풍제약이 신규 편입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바이오주들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글로벌 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12일(현지시간) 분기 리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지수 정기변경(리밸런싱)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오는 31일 장 마감 종가를 기준으로 9월 1일부터 지수에 반영될 예정이다.
MSCI 한국 스탠더드지수에 씨젠, 알테오젠, 신풍제약이 새롭게 추가됐다. 모두 코로나19 때문에 주가가 점프한 제약·바이오주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은 시가총액 7조원을 넘어 코스닥 2위로 뛰어올랐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인 알테오젠은 코스닥 3위에 안착했다.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풍제약 역시 투기 우려를 낳을 정도로 주가 폭등을 겪었다.
코스피 상장 직후부터 MSCI 편입 기대를 모았던 SK바이오팜은 고배를 마셨다. 시가총액이 15조원에 달하지만,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이 적어 유동시가총액 허들에 걸렸다는 분석이다. 대신 증권가는 오는 11월 반기 리뷰에서 MSCI 입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스탠더드지수에서 제외된 종목은 대우건설, 헬릭스미스, 현대백화점 등 3개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넘어서는 최근 상승장에서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스몰캡지수로 강등됐다.
이번 리밸런싱 이후 스탠더드지수 종목 수는 종전과 같은 107개다. 다만 신흥시장(EM)지수 내 중국 비중이 41.4%에서 41.2%로 감소하고, 한국 비중이 11.2%에서 11.3%로 증가하는 데 따라 이달 말 패시브 자금의 일시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MSCI 한국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58조~60조원에 이른다.
특히 신규 편입 종목들은 패시브 자금의 매수수요 확대에 따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1일 종가 기준으로 씨젠 매입수요를 3950억원, 알테오젠과 신풍제약은 각각 2272억원, 1460억원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의 경우 최근 외국인 지분 감소에 따라 EM 내 비중이 2배 가량 증가한 만큼, 2900억원 이상의 매수수요 발생 효과가 예상됐다.
이날 시장에선 편입 종목들이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였다. 지수 편입이 확실시됐던 씨젠(-0.17%)과 알테오젠(-2.11%)은 예상된 뉴스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막판까지 편입 여부가 불투명했던 신풍제약은 개인투자자가 몰리며 4.87% 뛰었다. 지난 5월 반기 리뷰에서 스탠더드지수에 편입된 더존비즈온, 셀트리온제약은 발표 당일 주가가 각각 4.95%, 10.10% 치솟은 바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자금이 커지고 있어 기계적인 매수·매도에 따른 수급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다만 제약·바이오주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오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 대표 투자전략은 리뷰일에 매수해 변경일에 매도하는 것”이라며 “2017년 이후 해당 전략의 절대 및 상대 수익률은 7.8%, 7.6%로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