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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래푸도 월세 100만원…애타는 세입자
전셋값 상승분 월세로 전환
‘임대차법’ 거주 비용 상승만 자극
강남권 한달새 전셋값 2억~3억↑
서울 4억이하 전세 90%→53%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이 아파트는 최근 84㎡(전용)가 35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원을 훌쩍 넘긴 가운데, 이달 임대차 계약도 보증금 17억원 신고가에 이뤄졌다. [헤럴드경제DB]

한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4일 보증금 17억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 7월 이 단지 같은 크기 전세가 15억원에 계약된 후, 한 달도 안돼 전세 보증금이 2억원 더 올랐다. 이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35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3.3㎡당 1억원을 훌쩍 넘겼다. 매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만큼 전세 수요도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세입자의 거주권 강화를 위한 임대차법 시행에 나섰지만, 시장에선 거주 비용 증가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 인기 지역에선 한 달 새 전세 보증금이 억 단위로 오르고,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해 받으면서 월 100만원 이상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속속 나타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8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한달 만에 전셋값 3억원 오른 대치동, 월세 100만원 우스운 아현동=강남구 대치동의 대치아이파크 84㎡는 지난달 31일 전세보증금 14억2000만원에 계약했는데, 이 역시 한 달 전 거래가에 3억~4억원 오른 값이다. 6월 같은 규모는 보증금 10억~11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최근 나온 매물은 14억원 밑으론 없고, 보증금 12억원에 월세 100만원선의 반전세 조건이 많다. 단국대부속고등학교 바로 옆, 남아 학군지로 꼽히는 아파트라 늘 수요가 많다. 애가 타는 건 세입자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40대 김 모씨는 “이 일대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염두에 둔 세입자가 많기 때문에 전셋값 오르는 데 대해 부담을 느끼는 거주자들이 많다”면서 “각자 계획한 생애주기별 거주 계획이 있는데,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으니 계획과 달리 밀려나게 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치솟는 거주비용’은 강남 초고가 아파트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직주근접지로 인기인 강북 핵심지 아파트도 월세 100만원짜리가 늘어나고 있다. 맞벌이 신혼부부에게 인기인 마포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59㎡는 최근 보증금 1억, 월세 162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종로구 평동의 경희궁 자이 3단지 역시 84㎡가 보증금 6억, 월세 1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올 들어 현재까지 24건의 임대차 계약이 있었는데, 14건이 월세를 낀 반전세 형태의 거래였다. 이 중 네 건을 제외하곤 월세는 모두 100만원 이상 고가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더 좋은 곳에 살고 싶다”는 시장 수요에 따른 가격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핵심지에선 보증금 상승분을 목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가 먼저 월세 전환을 요구하기도 한다”면서 “수요 공급에 따른 자연스런 가격형성 마저 규제하면, 당연히 시장에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4억원 이하 전세 거래, 10년만에 90%에서 53%로=중저가 전세 거래도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10일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대별 거래비중을 집계한 결과, 4억원 이하 전세거래비중은 52.7%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2011년에는 89.7%, 2016년에는 64.1%였다. 서울에서 중저가 전세 거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대별 거래 평균 전용면적도 꾸준히 축소됐다. 2011년엔 전세보증금 2억~4억원 가격대에서 거래된 평균 규모가 86㎡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에 해당했지만, 올 상반기는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전세 거래가는 6억~9억원 가격대에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정부가 8·4 공급대책과 임대차2법을 통해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과 제도적 장치는 마련했다”면서 “다만 절대적 물량공급과 함께 가구 구성원 등 수요자 특성에 부합한 주거질 향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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