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가 “권언유착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다”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의혹을 이어갔다.

권 변호사는 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난 3월 31일 한 위원장과 통화내용이라고 주장하는 대화의 일부를 적었다. 그날은 MBC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처음 보도한 날이다.

권 변호사는 이 글에서 당시 한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한 시간 반 정도 통화를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장모나 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X이다. 쫓아내야 돼”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가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것인지’ 묻자 “곧 알게 돼”라는 말도 한 위원장이 했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이때 전화를 받은 시간이 오후 9시께이고 MBC 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다며, 지난 4일 게재했다가 삭제한 글에 시간상 오류가 있었던 점은 인정했다. 앞선 글에서는 MBC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보도 몇 시간 전 ‘한동훈을 내쫓을 것이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썼다. 전화를 건 사람이 한 위원장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라고 적었기에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거론됐다.

6일 오후 권경애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하지만 권 변호사는 이날 이틀만에 올린 글에서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 그의 이름이 언급돼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4일 새벽에 게재했다가 지운 글은) 페이스북에 친구공개로 삭제를 예고하며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기사화도 원하지 않았다”며 “그 날의 대화 정보만으로는 MBC 보도가 계획에 의한 권언유착이었다거나 한상혁 위원장이 그러한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심증을 굳히기 어려웠기 때문이고, 행위의 결과에 대한 깊은 숙고 없이 올린 글”이라고 썼다.

권 변호사는 “하지만 한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며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이고, 이러한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언론 취재에는 응하지 않고, 할 말이 있으면 페북을 통해 하겠다면서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썼다.

한상혁 위원장은 6일 입장 자료를 내고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3월 31일 MBC 보도 직전에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한 위원장이 권 변호사와 통화한 기록. [연합]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채널A 기자와 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3월 31일 MBC 보도 직전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9시 9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휴대전화 통화목록 캡처 사진도 공개했다.

이어 “통화 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며 “해당 보도 이전에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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