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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이사람]“은행 이자 보다 더 준다? 의심해라!” 금융 사기 쫓는 이민석 변호사
IDS 홀딩스 사건 계기 사기 피해자 대리 나서
투자사기, ‘상품 다단계’에서 ‘금융 다단계’로 진화
이민석 변호사.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솜사탕 팔아서 2억원을 모은 분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데려온 모집책에 속아서 모두 날렸어요. 그 사기꾼에게 주변 사람들을 소개했는데 모두 다 사기로 돈을 날렸습니다. 이 분이 그러더라고요. 자기는 산에도, 물에도 못 가겠다고. 높은 곳 가면 떨어질까봐, 물가에 가면 빠질까봐.”

대형 금융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있는 곳에 항상 이름을 드러내는 이민석(51·29기) 변호사의 말이다. 돈을 잃고 삶이 망가진 사람들을 대리하는 그는 우리나라 형사 사법 시스템에 의문을 표시한다.

“개인이 1억, 2억 사기치는 건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0억 이상 사기 치면 전국에 다 소문납니다. 1000억, 1조를 사기쳤다? 이거는 아주 공개적으로 사기를 치는 거죠. 그런데도 법원, 검찰, 경찰이 넘어가고 덮어뒀다는 건 잡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거에요.”

이 변호사는 경찰과 검찰이 핵심 공범을 기소하지 않아 일명 ‘모집책’ 들이 여러 사기 사건에 연루된다고도 했다. 대형 다단계 사기 사건인 IDS홀딩스 사건의 피해자들이 최근 검언유착 사건으로 시끄러운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사건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이유다. 경찰과 검찰이 증거수집 등 입증책임을 피해자들에게 떠넘기는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설령 재판에 넘겨져도 솜방망이 처벌이 나와 “범죄를 조장한다”고도 했다. 이 변호사는 “한국 법 체계에서 1000억원 이상의 사기 범죄를 저지를 경우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가 처음 대형 금융사기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6년이다. 1조원대 다단계 금융사기사건 IDS홀딩스 사건의 피해자를 만났다. 이 변호사는 “경찰이나 검찰, 법원이 제대로 수사와 재판을 할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던 사건”이라고 했다. 또 VIK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자료와 판결문만 봐도 427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증발했는데 사건 수사는 흐지부지 됐다고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형 금융 사기사건은 진화했다. “조희팔 사기 사건 같은 건 ‘상품 다단계’ 사건이라고 합니다. 의료기기 같은 걸 세워두고, ‘여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이 보장된다’ 이런 식으로 소문을 냅니다. 그 다음 수법으로 나온 건 IDS사건, VIK사건 처럼 ‘무슨 상품에 투자를 하면 돈을 벌어서 나눠준다’ 저는 이걸 ‘금융 다단계’ 사건이라고 봐요. 그래도 여기까진 모집책 등이 있는 범죄였는데요. 그러다가 이제는 제도권으로 들어오면서 ‘사모펀드형 사기’ 사건으로 됩니다.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처럼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반복되는 대형 금융 사기사건들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선 투자자들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 이자보다 더 준다고 하는 곳은 무조건 의심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자본주의에요. 그렇게 높은 이윤을 보장하고 안전하기까지 하다? 그게 가능했으면 대기업에서 이미 먼저 했겠지요. 그렇게 좋은 사업인데 대기업에서 그냥 두겠습니까. 지금 무슨 동학개미다 뭐다 하면서 사람들이 모두 빚까지 내서 이리저리 투자 하는데요. 이거 나중에 크게 당할 것 같습니다. 고이율이라고 하면 무조건 의심하세요.”

jin1@heraldcorp.com

▷경복고, 서울대 ▷사법연수원 29기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 ▷이민석 법률사무소 ▷금융피해자연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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