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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딜 무산수순에도 정작 시장 관심은 “냉랭”
투자자들 항공업 반등 가능성 부정적 기류
리조트 등 알짜자산 매각 여부에 오히려 촉각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꺼낸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산업은행이 거부하면서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다시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나오는 수순이지만 사모펀드(PEF)업계 등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항공업 매력이 작년 상황과 크게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딜 무산이 기정사실화되자 산은 등 채권단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새 매수 주체로 대기업 뿐 아니라 PEF까지 길을 열어두겠단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아시아나 인수전 당시엔 금호산업과 채권단 측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는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당시 HDC현산·애경 등 전략적투자자(SI)들 외 PEF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뱅커스트릿-KCGI가 초기에 협상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새 딜 참여의 문은 열렸지만 혜성같이 등장하는 제3의 인수자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항공업의 ‘V자 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가 크다. 인수전 초반에 거론됐던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 대기업들이 이제와 다시 인수를 검토할 가능성도 낮다.

PEF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LP(출자자)를 등에 업고 펀드를 운용하는 PEF로선 항공업 통매입을 설득하기 어려운데다, 현행법에 따라 해외 LP들로 꾸려진 글로벌PEF는 원칙적으로 참여가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활동 중이면서 조단위 딜에 참여가 가능한 대형 PEF들도 해외LP 비중이 크다.

한 PEF 관계자는 “기업 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 투자를 회수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전망이 어둡고 이미 출혈 경쟁 중인국내 항공산업에 뛰어들 유인이 적다”며 “같은 항공사라도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동남아 지역 국적 항공사들이 훨씬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오히려 아시아나 정상화 과정에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알짜 자산들에 더 관심이 큰 기류다. 산은이 출자전환으로 지분 36.9%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몸집을 줄이고 시장에 다시 매물을 내놓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중소형 딜’에 주목하는 것이다.

매각이 유력한 우량자산엔 리조트와 골프장 등을 운영하는 금호리조트가 있다. 금호리조트는 경기도 용인시 아시아컨트리클럽(CC)과 통영마리나리조트, 화순리조트, 설악리조트, 제주리조츠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에는 중국 웨이하이포인트 호텔&골프 리조트를 갖고 있다.

한 PEF 투자담당 임원은 “항공업 본체보다는 이후에 매물로 나올 우량자산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PEF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마저도 이미 2000년대 초반 기내식사업부 일부를 매각하는 등 상당부분 알짜 자산과 사업부를 정리해 놓은 상태라 딜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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