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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사모펀드 ‘신뢰 회복’이 올해 가장 큰 숙제”
내부통제·준법감시 기능 강화 등
협회 나서서 재발방지책 찾을 것
디폴트옵션 등 선진 퇴직연금제
사모펀드 제도 일원화 ‘입법 기대’
생애 주기에 맞춘 평생투자 정착
투자자 긴 안목 금융교육 동참을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임기가 반년을 넘어섰다. 사모펀드 논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금융투자업계는 유례없는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나 회장의 취임 후 반 년 소회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막중한 책임감이 행간 곳곳에 묻어났다.

▶코로나19 장세 속 무거워진 어깨=나 회장이 연초 취임한 후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던 찰나, 코로나19 사태가 돌연 확산됐다. 시장은 역대급 급락과 역대급 반등을 거쳤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난 반년 간의 소회를 묻자 나 회장은 “주식시장이 빠른 반등에 성공하면서 작년 연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한 점은 다행이며, 특히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경색에도 정책당국과 공조해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넘겼다”고 밝혔다.

다만, 계속되는 불확실성으로 안심할 순 없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등 불안정한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고 수시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무겁게 느낀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취임 직후 금융투자업계 과제를 크게 4분야로 나눠 발표했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발굴해 제공하는 일 ▷모험자본 조달 기능을 강화하는 일 ▷새로운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일 ▷금융투자산업의 글로벌 산업화 등이다. 하나 같이 숙원과제이면서 쉽지 않은 일들이다.

코로나 사태는 나 회장에게 새로운 과제까지 던져줬다. 그는 “상반기 목표와 함께 자본시장의 변동성에 대해서도 수시로 점검하면서 대비하려고 한다”며 “올 하반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족했던 부분을 더 보완하면서 4대 과제를 중심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목표 1순위는 ‘사모펀드 신뢰 회복’= ‘신뢰회복’이라는 키워드는 인터뷰 중 나 회장이 가장 강조한 키워드다. 사모펀드 논란이 불거진 후 금융투자업계가 마치 ‘사기판’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나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사모펀드 문제와 관련한 질문을 받는데, 그때마다 금융투자업계 회원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금투협 회장으로서 올해 협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자본시장의 신뢰회복’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35년간 증권사 업무 전반을 경험한 정통 증권맨이다. “자본시장을 유지하는 것 중 하나가 투자자의 신뢰”라는 나 회장의 철학은 그의 인생사에 녹아 있다. 나 회장은 “펀드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산업 전반에 대해 신뢰도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시장참여기관들의 자정노력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투협도 사모펀드 논란을 수습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보완책을 내놨다. 금투협은 이달 열린 하계 간담회를 통해 사모펀드 관련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 제도 개선에 적극 협조하고,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 중 나 회장이 가장 방점을 둔 대책은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 강화를 지원하는 일이다.

나 회장은 “협회가 나설 수 있는 영역은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 강화이고, 이것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라며 “전문사모운용사의 경우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기능이 일반 공모운용사에 비해 전문성 등이 취약한 부분이 있어, 협회가 나서 취약한 고리를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공모펀드 운용사의 노하우를 전문사모운용사에 효과적으로 전달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선진 퇴직연금제·사모펀드 제도 일원화도 절실 =업계에선 여전히 국회 입법화를 기다리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나 회장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논의가 많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여러 법안들이 있다”며 “디폴트옵션 등 선진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사모펀드 제도 일원화 등 자본시장 발전 및 국민자산증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법안들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사모펀드 등 최근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개선방안들이 국회와 정책당국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협회는 건전한 투자환경과 성숙한 투자문화 조성 등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지원 및 업계의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공모펀드 활성화·금융 교육 확대 이루고파”=나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픈 과제로 공모펀드 활성화를 꼽았다. 동학개미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는 직접투자가 늘면서 공모펀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진 상황에 대한 얘기다.

그는 “노후자금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모펀드의 활용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생애주기와 함께하는 투자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자산관리방법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투자대상의 다변화, 수익률 향상 등 업계가 노력해야하는 측면도 많아 정책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금융지식에 취약한 고령층을 위한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고, 학생들을 위한 기초 금융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협회는 투자자교육협의회를 통하여 연령대별로 다양한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나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투자자 역시 금융교육에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투자가 일생을 통해 지속되어야 하듯이 금융교육도 멀리 보고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며, 한 순간의 관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자 교육에 참여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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