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지난해 조성한 5호 블라인드 펀드의 출자자(LP)엔 4호 블라인드 펀드의 출자자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MBK에 대한 LP들의 신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엔 4호에 출자하지 못해 아쉬워 한 국내 LP들의 의견을 반영, 국내에서 먼저 펀드레이징을 시작했다. 이처럼 LP들의 출자가 줄 잇는 이유는 MBK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과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펀드 조성, 사상 최대 엑시트 성사란 성과를 거뒀다. 65억달러(7조7000억원)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펀드 조성을 이뤘고, 코웨이, 오렌지라이프, 대성산업가스 등 아시아에서 손 꼽을 조 단위 매각도 성공했다. 내부수익률(IRR)은 더 놀랍다. 코웨이 26%, 오렌지라이프 27%, 대성산업가스 32%에 이른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건 더 중요하다. MBK는 ‘못 하는 회사’가 아닌 ‘잘 하는 회사’를 산다. 이후 더 잘 하게 만들어 파는 전략을 구사한다.
기업 가치를 ‘배’로 불리는 밸류업 전략은 PEF 업계에 유명하다. MBK의 투자 중 ‘레전드’로 불리는 포트폴리오도 있다. 투자대비 약 7배의 수익을 남긴 일본 테마파크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이다.
당시 MBK는 USJ 현지화를 통해 밸류업에 성공했다. 일본인은 테마파크에서 ‘타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기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0년 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던 츠요시 모리오카씨를 영입하고 테마파크 투자에 나섰다. 특히 2014년 개관한 해리포터관이 수익 급증을 이끌었다. 개관한 해 입장객 수가 1000만명에 이르는 등 매출도 3배 뛰었다. MBK는 14억6000만달러에 인수한 USJ을 8년 만인 2017년 2월 22억7000만달러에 매각했다.
지난해 거둔 성과들도 기록적이다. 밸류업 성공은 엑시트 ‘대박’으로 이어졌다. MBK는 코웨이 매각으로 투자대비 3.3배의 수익을 남겼다. MBK는 코웨이에 제품 다양화, 서비스 향상, 비용 절감, 해외 사업 확대 등의 밸류업 전략에 나섰다. 코웨이 임직원으로 구성된 밸류업 프로젝트 TFT를 가동해 기업가치 향상에 주력했다. 특히 해외 사업 중 말레이시아법인은 매각 전 계정이 100만개를 돌파한데 이어 매각 후 현재 계정 수가 147만개에 이를 만큼 여전히 실적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MBK는 지난해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해 2.7배 수익을 거뒀다. 2014년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는 임직원 구조조정 등으로 고정비 감소에 나섰다. 또한 정문국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영입, 3년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정 사장은 대대적인 영업모델 재편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사례는 유명하다. 영업 강화, 조직 개편, 상품 개발 등 전방위 수술이었다. 정 사장은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수백억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수한 포트폴리오마다 시간, 비용이 들더라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기업가치 향상이라는 투자 본연의 철학을 지키는 모습이 현재의 MBK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