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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 친환경 여행, ‘이 시국 최적 관광지’ 공식 3관왕 비결
언택트, 야경, 숨겨진여행지, 뉴노멀 3대타이틀 석권
텃새 황새부활의 감동, 친환경이 사람-황새 모두 살려
예당호 최대 출렁다리 최대 분수쇼, 의좋은 형제 훈훈
추사 김정희-윤봉길 의사-이응로 화백 고향 정신문화 풍부
인심과 과학, 은성농원 최고의 식생, 연구개발, 최고의 술
반전매력 인형박물관도…자연철학 양반들, 양파같은 예산
샘 해밍턴 두아들 윌리엄-벤틀리, 효심과 형재애 배운 곳
최고 여승 교육기관 수덕사, 고암의 창작소 수덕여관도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충남 예산은 이 시국,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곳 ‘3관왕’에 올랐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다. 정부-한국관광공사-광역단체 합동 심사에서 ▷호젓함의 상징 ‘숨겨진 여행지’ 6선 ▷야경관광지 100선 ▷‘언택트 여행지’ 100선에 한꺼번에 뽑힌 것이다.

중부라 전국이 가깝고, 뉴노멀 건강·안전 공인까지 받았으니, 휴가 예산이 없어도 예산, 예산이 있어도 예산이다.

이곳엔 크고 작은 감동의 스토리가 많다. 드넓은 예당호 인근엔, 물고기·개구리·동물성 플랑크톤 등 한해 5000여종의 생물들이 살아가는 논들이 펼쳐져 있는데, 예산의 논이 색다르고 쌀 품질이 좋은 이유는 바로 한국 텃새 ‘황새’ 살리기 민관합동 50년 프로젝트 때문이다.

예당호는 건강한 도시 예산의 젖줄이다. 이곳에 국내 최대규모 출렁다리가 웅장하게 서 있고, 음악분수가 우람하고 우아하게 공연을 펼친다. 낚시꾼들의 좌대가 평화롭게 떠있다. [여행스케치 조용식 여행전문가 드론촬영]

▶황새복원이 사람과 자연 다 살렸다= 1971년 4월 충청도 어느곳에 황새 한쌍이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지 불과 이틀 만에 밀렵꾼이 이 황새 가족을 찾아 수컷을 사살한다. 한국 황새의 대가 끊기는 순간이었다.

이 슬픈 소식에 주민, 대학 연구진, 군, 새 전문가 등 민관이 황새복원프로젝트에 나섰다. 국경을 넘나들던 동일 원종 암수의 도입, 자연번식을 위한 황새 스쿨 개설과 함께, 친환경 농법 전면화, 하천생태, 둠벙과 어도 복원 등 황새친화적 환경조성을 병행했다. 2015년, 부화, 자연적응스쿨, 관람 및 체험시설 등을 갖춘 황새공원이 완성되고, 멸종 45년만인 2016년 4월 방사된 황새가 야생 번식에 성공하면서 황새와 사람, 환경을 모두 살리는 프로젝트는 화룡점정을 찍었다.

예산황새공원 인근 한 야산의 황새둥지에서 아비와 어미가 교대로 먹이사냥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하이커 김강은씨가 빛바랜 황새조형물의 눈을 그려주고 있다

이미 공원을 떠나 중국, 러시아, 오키나와까지 간 아이들도 있고, 상당수는 예산주민들이 잘 만들어놓은 친환경 논, 자신들을 아껴주는 다른 고을에서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광시면에 있는 예산 황새공원에선 그물망 사이로 황새를 볼 수 있다. 지붕이 뚫려 있다. 사람이 황새 스쿨의 스승이라, 사람을 겁내지 않으며, 기분좋을 때엔 박차고 날아올라 공원과 관람객 주위를 선회하기도 한다. 이곳은 최근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우람하게, 우아하게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예산은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도시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과 고암 이응로 화백, 윤봉길 의사를 배출한 예술, 애국의 고을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야경100선, 예당호 음악분수 [한국관광공사 제공]

청정생태의 젖줄, 예당호에 최근 1년간 출렁다리, 느린호수길, 음악분수을 덧붙여, 건강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굳이 자랑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둔 곳이라 지난6월 한국관광공사는 예산 예당호 일대를 전국 숨은관광지 6선으로 선정했다.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둘 다 국내에서 가장 크다. 예당호 음악분수는 최대 분사 높이 110m, 면적만 1536㎡이다. 출렁다리는 길이 402m, 주탑 높이 64m로 둘 다 웅장하다. 우람한 애교남-츤데레녀의 조화가 우아하다. 이 출렁다리 마저 야간 관광100선에 선정됐다.

낮엔 호변 나무데크로 이어진 느린호수길 전 구간에서 볼 수 있는 물위 낚시터 좌대가 평화롭고, 밤엔 음악분수가 사람을 설레게 한다.

예당호와 주변의 친환경 논

예당호변 마을, 대흥면 상중리엔 의좋은 형제 얘기가 전해진다. 효심 깊고 우애 두터운 이성만-이순형제가 좋은 것이 생기면 아침 또는 저녁에 서로 갖다주었고, 중간에 만나 겸연쩍은 미소를 나누기 일쑤였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왕(연산군)이 표창했다. 방송인 샘해밍턴 두 아들 ‘윌벤저스’가 방문해 형제우애와 효심을 배웠다.

▶은성농원 청와대 만찬주와 세계 최고 사과와인=서쪽의 고덕과 덕산은 삽교천 물줄기가 대지를 적셔, 청정 식생의 기반위해 역사문화, 식품과학, 온천테라피가 잘 발달돼 있다. 덕산세계인형박물관이 불쑥 들어선 것은 반전매력이다.

예산터미널에서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택이 있는 신암면을 지나 좀더 서쪽으로 가면 고덕면에서 은성농원을 만나는데, 우리는 여기서, 프랑스 시드르(Cidre) 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세계 최고 애플와인 ‘추사’와 청와대 만찬주, 삼성그룹 신년다짐주 등을 만난다.

예산 은성농원의 애플와인

시드르의 원료사과는 당도가 낮아 도수가 포도와인 만큼 나오지 않지만, 유난히 빨간 예산 사과는 포도와 견줘도 손색없는 당도를 함유했기에, ‘추사’는 와인의 매력과 사과의 효능을 한병에 다 담았다. 캐나다에서 공부한 경영자 정제민씨 등 연구진들이 한국노하우를 포함한 글로벌 숙성 과학을 기반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추사’는 물이나 주정을 첨가하지 않고 저온발효와 1년이상 숙성을 거치는 아이스와인이다.

‘예산 클라쓰’ 사과는 이태원에서 놀던 주한 미군들이 열광한다. 사과 수확철이 되면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할로윈파티의 주요 아이콘 중하나가 사과 따기라서, 은성농원의 체험을 고국 처럼 즐긴다. 주한미군들은 매년 가을 이곳에서 팜파티를 즐긴다. 브랜디를 만드는 오크통 창고도 있다. 식품 전문가 백종원씨와 식객 허영만씨가 찾아 극찬을 남기고 ‘3년뒤 내꺼’라고 찜해놨다.

은성농원 경영진의 애플와인 과학 소개

▶제우스를 양육한 소녀들, 인형박물관 반전매력= 고덕 남쪽 덕산에는 고암 이응로 화백의 사적지가 있고, 여승 교육기관 수덕사가 있다. 고암이 작품활동에 전념하던 수덕여관도 있고, 산채밥 한상인데 굴비는 물론 번데기 닯은 아삭한 식물장아지 ‘초석잠’까지 나오는 수덕사 산채정식도 있으며, 학이 날개와 다리를 치료했다고 전해지는 게르마늄 성분의 덕산온천도 있다.

모두 청정생태를 기반으로 한 웰빙과 수양, 한 맥락인데, 갑자기, 이곳에 세계 진귀한 인형을 다 모은 박물관이 들어섰다. 신평1리 한적한 곳의 세계인형박물관엔 그야말로, 극소수 없는 것 빼고, 있을 인형이 다 있다. ‘나혼자산다’의 윌슨 닮은 아이가 입구에서 반긴다. 곰, 도자기, 인디언인형, 테디베어, 윤봉길의사, 김좌진 장군, 무왕-선화공주 커플,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인형도 있다.

인형박물관의 윤봉길-김좌진 인형

100년, 200년된 문화재급 인형이 여전히 싱싱한 포스를 보이고, 아프리카형 목각인형, 다산을 상징하는 비너스 상, 토템마스크 등에선 경외심이 느껴진다. 이곳에선 ‘허브의 정령들’ 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허브도 소개한다. ‘제우스를 양육한 소녀들’이라는 레몬밤 코너의 문구에선 여풍당당 양성평등의 철학도 읽힌다.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인형을 만들었다. 이곳 인형들은 지구에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다. 이 박물관의 모토는 감사와 조우다.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이런 마음으로 갔던 3050 여행자들이 인형박물관에서 한 수 배웠다.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법을 따라 살던 예산 양반들, 알고 보니 별 감각들을 다 발휘한다. 양파같은 매력의 예산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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