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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배당요구' 목소리 높이나
투자목적 '일반투자' 80개사로 확대…저배당기업 7곳 포함
5% 이상 보유기업 299개 중 33곳 배당성향 10% 미만
셀트리온, 네이버, LG이노텍, 테스나 등 타깃 될 듯
“코로나19로 고민 깊어질 것” 전망도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민연금이 올들어 주주권 행사 강화를 위해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한 기업이 80개로 증가했다. 배당성향이 10% 미만인 곳도 7개 포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향후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요구가 커질 가능성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월 경영권과 무관한 기관투자가의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와 ‘일반투자’로 세분화한 이후 국민연금이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기업이 총 80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21일에 농심, NHN, BNK금융지주, DB손해보험, SK디앤디 5곳을 일반투자 명단에 추가하면서다.

일반투자는 배당 확대, 보편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임원보수 삭감 등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를 말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2월과 6월에도 삼성전자, LG, 현대차, 한화, 롯데쇼핑 등의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꾼 바 있다.

이에 따라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 요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업 299개 중 2019사업연도 현금배당성향이 10%도 안 되는 곳은 33곳(11.1%)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이 42.15%, 53.68%인 것과 대조된다.

이들 저배당 기업 가운데 국민연금이 일반투자로 목적을 변경해 주주권 강화를 예고한 기업은 셀트리온, NAVER, 대림산업, SK디스커버리, 쿠쿠홈시스, 화승엔터프라이즈, 영원무역홀딩스 등 7곳이었다. SK디스커버리, 대림산업을 제외한 5곳은 최근까지도 국민연금 지분이 늘었다. NAVER의 경우 12.84%에 달하며 셀트리온도 10%에 육박한다.

또 국민연금은 LG이노텍(12.06%), 테스나(10.38%) 등 현재 주식 보유목적이 단순투자인 14개 저배당 기업들에 대해서도 올해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셀트리온, NAVER, LG이노텍, 테스나 등 배당성향이 낮았으면서 올해 큰 폭의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에 대해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는 국민연금의 고민을 깊게 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실적 감소 우려가 커지고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배당 자체가 어려운 기업들이 늘었다는 점에서다.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배당소득 보전 차원에서 배당을 줄이기만 할 수도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현금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배당을 줄이는 방향으로 고려할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최소한의 소득으로서 배당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서 여러 방향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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