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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 영국 세인트 에노독 처치 코스] 오르막-내리막 ‘도전적 홀’의 연속 110파운드 앵글랜드 최고의 가성비
세인트 에노독 교회와 교회 묘지 뒷편으로 파3 11번 홀의 그린과 데이머 만의 바다가 보인다.

영국 남서쪽 가장 끄트머리의 데이머 만(Daymer Bay)은 런던에서 차로 5시간 가까이 운전해 가야 닿을 만큼 먼 곳이다. 낙타 등처럼 굽었다는 카멜강의 어귀 해안언덕 락 마을에 골프장이 있다. 세인트 에노독 처치 코스(St. Enodoc Church Course)다.

1890년에 9홀로 설립된 클럽은 1907년 제임스 브레이드에 의해 18홀로 확장되었다. 그는 디오픈을 5번 우승한 선수이자 설계가였다. 이후 여러 홀들이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업다운 많고 극적인 블라인드 샷을 쳐야 하는 독특한 해안 코스가 만들어졌다. 바다로 흘러가는 카멜 강 건너편으론 하얗게 빛나는 패스토우(Pastow) 마을의 전경이 거의 모든 홀에서 바라다 보인다.

먼 길을 달려와 지친 몸을 이끌고 라운드를 시작했어도 피로가 금세 사라진다.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첫 번째 홀을 지나 두 번째 홀에 들어서면 묘한 흥분감에 가슴이 두근거릴 것이다. 특히 전반 6번 홀까지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매 홀 도전적이면서도 재미있다. 오르막성 448야드 파4 2번 홀 티 박스에서는 울퉁불퉁한 페어웨이와 주변 러프 언덕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급격한 내리막 좌 도그레그 홀로 페어웨이를 가로지는 도로와 돌담을 넘겨 정규 온을 노려야 하는 파4 3번 홀, 전장은 다소 짧지만 오른편 목초지에 OB 지역을 피해 티샷을 해야 하는 323야드 파4 4번 홀, 멀리 바다를 굽어보며 계곡을 넘겨 자그마한 그린 위에 볼을 떨어뜨려야 하는 파3 5번 모두 흥미로운 홀의 연속이다.

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히말라야(Himalayas)’라는 별명을 가진 428야드 파4 6번 홀이다. 엄청나게 크고 높은 벙커를 넘겨 블라인드 세컨드 샷을 해야 하는데 티샷 슬라이스가 나면 파를 지키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파4 7번 홀에 들어서면 그린 너머로 카멜 강과 눈부시게 빛나는 패스토우 마을이 펼쳐진다. 노란 가시금작화가 만개한 파3 8번 홀에서는 그린 주변에 일을 벌린 7개의 팟 벙커를 피해야 하고, 파4 9번 홀에서는 넓은 러프지대를 넘겨 장쾌한 내리막 티샷을 쳐야 한다.

플레이 중반 하이라이트는 개울 건너 숲과 모래 언덕 사이로 페어웨이가 마치 계곡처럼 길고 좁게 뻗어 나가는 457야드 파4 10번 홀이다. 핸디캡 1번 홀로 왼쪽으로 휘어들어간 그린에 볼을 안착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 그린 뒤에는 세인트 에노독 교회가 장엄하게 서 있다. 코스 이름이 여기서 나왔고 코스의 상징이 되기도 하는 고풍스러운 건물이다.

세인트 에노독의 여정은 206야드의 긴 오르막 파3 17번 홀과 469야드의 길고 물결치는 페어웨이를 가진 파4 18번 홀로 완성된다. 전설적인 코스에서 차분하면서도 완벽한 마무리다.

세인트 에노독은 2014년 〈골프다이제스트〉의 ‘세계 100대 코스’에서 99위에 올랐다. 그린피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저렴한 110파운드에 불과하다. 토요일도 115파운드로 차이가 없다.

북쪽 로열 포스콜로 가는 길에 100 여 ㎞ 떨어진 정통 링크스 코스 손튼(Saunton) 이스트 코스를 들러도 좋다. 여기서 다시 로열 포스콜을 향해 2시간 정도 운전하면 켈틱매너(Celtic Manor)리조트의 투웬티텐(Twenty Ten)코스가 나온다. 2010년 라이더컵 개최지였다.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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