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부분 규제지역으로 묶자, 다시 광명·의왕 등 기반시설 갖춘 곳 관심

-전용 84㎡ 10억원 넘겨 손바뀜...호가는 더 높아

-수도권 역세권 대장주도 중저가는 점차 사라져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6·17 대책 한 달간,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은 오히려 가격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7월 중순이면 대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기간 수도권 랜드마크 아파트들은 몸값을 높이며 10억원이 우습게 됐다. 전문가들은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오히려 정책 효과는 커녕 정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는다.

6·17 후 한달, 광명·의왕 수도권 대장 아파트도 10억원 넘어 팔려
광명역 파크자이 전경. 이 아파트는 최근 84㎡가 11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에 팔렸다. 투기과열지구인 광명시는 6·17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다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 [카카오맵]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광명시의 ‘광명역 파크자이’ 84㎡(이하 전용면적)은 6·17 대책 발표 일주일 뒤인 24일 11억650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에는 9억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호가도 11억원 아래는 없다. 인근의 ‘광명역 센트럴자이’ 84㎡도 호가가 13억원을 넘기고 59㎡도 9억원 후반대에 값이 불린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광명은 수도권 가운데 6·17 이후 한달 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1.21%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값이 올랐다. 다음으로는 의왕(0.92%), 용인(0.89%), 인천중구(0.78%) 등의 순이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경기도권이 6·17로 대부분 규제지역에 지정되면서 앞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던 광명 부동산 시장의 상대적 불이익이 줄었다”면서 “이후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광명, 의왕 일대로 다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6·17 후 한달, 광명·의왕 수도권 대장 아파트도 10억원 넘어 팔려

광명 다음으로 집값이 오른 것으로 집계된 의왕 아파트들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포일동 ‘포일숲속마을 3단지’ 84㎡는 지난달 8억44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연말 대비 1억원이나 몸값을 높인 것이다. 호가는 9억원까지 올랐다.

‘의왕내손 e편한세상’은 최근 한달 간 84㎡ 규모가 네 채나 거래됐는데, 가장 최근 거래인 이달 8일 10층이 8억8000만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썼다. 이 아파트는 연초 7억 후반에서 8억원대로 몸값을 올리던 중 의왕시가 2·20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가 줄었다. 3월 실거래가는 7억4800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투기과열지구로 규제가 강화된 6·17 이후로는 주변 지역도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다시 값이 오르고 있다.

6·17 후 한달, 광명·의왕 수도권 대장 아파트도 10억원 넘어 팔려

전문가들은 ‘규제 내성’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 정책들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상승폭이 소폭 둔화될 뿐,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반에서 거래가격 고점을 계속 새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풍선효과를 주도했던 수·용·성(수원, 용인, 성남)은 올해 2월 규제지역으로 묶인 후 상승폭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입지가 좋은 곳의 신축 아파트들이 여전히 몸값을 높이고 있다. 규제 민감도가 낮아진 것이다.

수원 영통구 광교중앙역 인근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최근 84㎡가 13억5000만원에 팔렸다. 1년 전 거래가는 9억8000만원으로 상승폭이 4억원 가까이 된다. 상승률로는 37.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