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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다시는 박원순 시장 같은 불행한 정치인 나오지 말아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가족들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7시간가량 수색 끝에 10일 0시께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져있는 박 시장을 찾아냈다. 자세한 사인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경찰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시장 비보에 정치권은 물론 온 나라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1000만 수도 서울의 행정 책임자가 재직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경우는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더욱이 박 시장은 여권의 차기 대선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국민에게 박 시장은 민선 첫 3선 서울시장이자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로 각인돼 있다. 고 조영래 변호사와의 인연으로 인권운동의 길에 나선 그는 부천성고문 사건, 미 문화원 방화사건 등의 굵직한 사건의 변론을 맡아왔다.

이어 1994년 참연대 결성을 주도하면서 사회운동가로 변신했고,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의 시민단체를 창립해 활동했다. 그늘진 곳에 있는 어려운 주변을 외면하지 않는 그의 타고난 성정은 박 시장의 오늘을 있게 한 토양인 셈이다. 서울시장으로서도 한치 빈틈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특히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코로나 사태 대응이 시민들의 인정받으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도 한층 더 탄탄해지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죽음을 지켜보는 국민은 더욱 황망하다.

박 시장의 불행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가 죽음에 이르게 된 까닭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박 시장이 실종되기 바로 전날 서울경찰청에는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소가 접수됐다. 아마 이 문제가 그의 극단적 선택과 연관이 있을 듯하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여권 고위직 인사들의 유사 사례를 보아 그 파장이 어떻게 이어질지 누구보다 잘 아는 박 시장이다. 그 죄책감과 자존심을 견디지 못해 최후의 결심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가 죽음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의 의미는 잘 헤아려야 한다. 게다가 조국 사태 등 권력층의 도덕적 해이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권 전반이 이번 사건을 통해 거듭 자성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박 시장답게 그의 인생도 결국 산에서 마감됐다. 그에 대한 정치적 호불호가 제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고인에 대한 예의는 잃지 않기를 당부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무리한 추론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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