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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 ‘무거운 침묵’, 정치권 ‘애도 물결’…여야, 정쟁 멈추고 일정 최소화
청와대 일부 참모진 밤새 비상대기
문 대통령 조화…노영민·강기정 조문
여야 정쟁 멈춘채 애도행렬 이어져
김종인 등 야권지도부 빈소 찾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월 5일 서울 성동구 보건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정윤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비보가 전해진 10일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였다. 내부적으로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황급히 상황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정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만큼 향후 국정운영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잠시 멈췄고 애도와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청와대는 전날 박 시장이 연락두절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일부 참모들은 밤새 비상대기를 하며 관련 소식에 신경을 집중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시장 비보와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무거운 침묵 속에 착잡한 표정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시장의 신상에 대해 참모들에게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박시장은 사법연수원(12기) 동기로 남다른 인연이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박 시장이 배석하는 국무회의에서 긴밀한 협의를 하곤 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청와대에서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한 박 시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청와대에서는 일단 13일로 계획됐던 문 대통령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등 주요 국정 스케줄의 연기 가능성 등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상태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청와대가 박 시장에 대한 조의 방법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은다.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었지만 대통령 명의의 조화만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애도 행렬이 이어졌다. 주요 사안을 두고 충돌을 거듭했던 여야는 유력 대권 후보의 사망소식에 대립을 잠시 멈춘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며 정치 일정을 최소화했다. 이날 오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 대책 관련 당정 협의는 전날 취소를 알렸고, 이해찬 대표가 참석하는 세종·대전·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회도 미뤘다. 김태년 원내대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장 점검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이 대표를 지도부 등 주요 당직자는 빈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여권 인사들이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애도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서울시 행정부시장으로 박 시장과 일하다가 4·15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해 ‘박원순계’로 불리는 인물인 윤준병 의원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민희 전 의원은 “박 시장은 민주주의에 헌신했고 시민운동을 성큼 키웠으며 정치를 시민의 삶 곁으로 낮춘 ‘활동가’였다”며 “그 고뇌와 외로움을 이해하며 명복을 빈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역시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도 말을 최대한 아끼는 분위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당초 이날 오전 예정됐던 비상대책위원장·사무처 당직자 간담회(월례조회) 일정도 취소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 역시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며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박 시장과는) 고향 경남 창녕 후배지만 고시는 2년 선배였던 탓에 늘 웃으며 선후배 논쟁을 하면서 허물없이 지냈지만 서로의 생각이 달라 늘 다른 길을 걸어왔다”며 “그렇게 허망하게 갈걸 뭐 할라고 아웅다웅 살았나”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전날 박 시장과 오찬을 함께하기로 했다가 만나지 못했던 정세균 국무총리도 “10여년간 서울시민을 위해 헌신한 박 시장이 유명을 달리한 채 발견됐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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