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함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대면해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한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을 통해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언급했고, 미국 역시 ‘유연한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오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한 직후 “우리는 현 상황에 비춰서 조속한 시일 내에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그런 방도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고 이를 위해 한미는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전력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 역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 역시 “미국은 남북 협력을 강하게 지지하고 남북 협력이 한반도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며 “남북 관계 강화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계속되길 기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우리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준비되고 협상력을 부여받은 대상을 지정했을 때”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실상 그간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로 지목됐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강경화 장관을 비롯한 주요 외교부 고위 당국자의 만남 때마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이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 폭파한 뒤 한국 내에서 한미 워킹그룹 해체 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동맹 강조 메시지를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제8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 나섰던 비건 부장관은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논의했고, 진전을 만들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며 상황이 진전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한반도 방위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고 강조했다.

조 차관 역시 대북 공조에 앞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건 부장관과 저는 한미동맹이 6.25전쟁이후 지난 70년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핵심축으로서의 역할을 해오면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했다는 점을 평가했다”며 “당면한 방위비 분담금협정과 관련해 양국은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한다는 데 공감했다. 미중ᆞ한일 관계 등을 포함한 역내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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