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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은행 상대 소송요? 우린 못합니다”…NH증권 어쩌나
로펌 확보 관건
대형 로펌 “은행 대상 소송 부담”

[헤럴드경제=서정은·문재연 기자]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하나은행, 예탁결제원과의 소송전을 준비하는 NH투자증권이 로펌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하나은행이 대형 로펌들의 주요 고객이었던 탓에 NH투자증권 입장에 서서 소송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어서다.

8일 금융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위해 로펌을 물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양 사가 수탁은행과 사무관리회사로서 감시를 소홀히 한 것이 옵티머스 사태를 만들었다고 보고 법적 책임을 지우겠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소개해놓고 부실 사모사채에 투자해 대규모 환매 사태를 촉발시켰다. 사실상 사기다. 이 과정에서 예탁결제원은 펀드자산명세서를 작성하며 펀드자산에 편입된 대부업체 등의 채권을 공기업 채권인 것처럼 기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수탁은행인 하나은행 또한 부실채권 매입 지시를 별다른 감시 없이 그대로 이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송을 준비해야하는 NH투자증권 입장에서는 로펌 선임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그렇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다. 주요 대형 로펌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서다. 얼마전 NH투자증권은 김앤장 측과 접촉했으나 “하나은행을 상대로 할 거면 (우리가)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로펌 한 관계자는 “대형로펌의 주요 고객 중 하나가 은행인데,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NH투자증권도 이런 점 때문에 아직 로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중수임으로 이해상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로펌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도 김앤장, 율촌을 주축으로 태평양, 화우 등 여러 로펌들을 활용해 대응해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이 이번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둘러싼 집단소송에서도 이같은 진용을 짤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과의 소송전은 상황을 지켜본 뒤 로펌 선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졸지에 ‘다윗’이 돼버린 NH투자증권 또한 이런 이유로 소송 의사를 공식화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주 이미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투자금 회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탁은행과 사무수탁사 과실에 집중하고,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에 법적인 책임을 지우겠다”고 공식화한만큼 법률 검토를 중단하기는 어려워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법률적 검토를 하는 단계일 뿐 소송 등의 직접적인 법률행위는 현재까지는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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