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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택트 수혜 반도체 ‘독주’…코로나 재확산 하반기는 ‘안갯속’
코로나19 악재 뚫고 시장 전망치 1.6조 상회
반도체 승승장구·가전·모바일도 예상밖 선전
디스플레이, 1조안팎 일회성 이익 반영 ‘흑전’
하반기 D램 가격 5개월 상승세에 제동 우려
IT큰손 재고 증가 따른 구매수요 감소도 변수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분기이익 8조1000억원이라는 호실적(잠정실적)을 달성한 것은 언택트(비대면)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우려가 컸던 모바일과 가전부문이 예상밖으로 선전하면서 호실적을 지탱했다. 

다만 하반기 상황은 ‘안갯속’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IT업체들의 재고수준이 높아져 메모리반도체 가격과 출하량도 동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시 반도체…IM·가전도 예상밖 선방=삼성전자는 7일 올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6조4700억원)를 1조6000억원 이상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은 밝히지 않았지만 2분기 영업이익 8조1000억원 가운데 5조4000억원 가량을 반도체 사업에서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 2018년 4분기(7조7700억원) 이후 최대 실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스마트폰 등 완제품용 수요 감소가 직격탄을 날렸지만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서버와 PC수요가 회복하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것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 지난 2분기 D램가격은 12.6% 올랐다. 코로나19 악재가 오히려 ‘비대면’ 신규 수요처를 창출하며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흑자전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고객사의 보상금 등 일회성 이익이 1조원 안팎 포함돼 전분기(영업손실 2870억원) 대비 큰폭의 개선이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2분기(1조5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애초 업계에선 3월 이후 코로나19가 북미 및 유럽시장까지 잠식하며 2분기엔 더 큰 고비가 닥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5000만대 미만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5월 들어 시장은 빠르게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화웨이가 유럽 시장 등지에서 경쟁력을 상실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5000만대 이상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비용 효율화 작업도 실적 선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유통망과 생산기지가 셧다운을 겪었지만,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5370만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전(CE) 실적은 지난 1분기(4650억원)를 넘어선 6990억원 선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에 달했던 4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유통망 마비 및 해외공장 셧다운(일시적 폐쇄) 여파로 소비·생산절벽을 겪었지만 5월 중순부터 해외 유통매장 오픈이 이어지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언택트 확산으로 프리미엄 제품인 QLED 8K와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수요 증가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예상치의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며 “2분기를 바닥으로 봤는데 1분기가 바닥이었다. 일회성 보상금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이 7조원 정도 나온 것인데 기본적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과 PC출하량의 코로나19 악영향이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램값 5개월 상승세 제동…하반기 불확실성 여전=최악으로 예상됐던 2분기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업계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을 9조원대로 점치며 2분기보다 실적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과 D램 가격 하락 전망으로 4분기 실적부진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에 치명타다. 전체 영업이익의 65% 이상이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말 D램 고정거래가격(DDR4 8Gb 기준)은 3.31달러로 최근 5개월간 이어졌던 상승세가 멈췄다. 낸드플래시도 4.68달러로 3개월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서버 D램 고정거래가격이 전분기 대비 5% 이상 하락하고, PC D램도 5% 수준의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정거래가격 바로미터 격인 D램 현물가격은 이미 1분기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며 첫 하락 반전 시점부터 지난 6월말까지 17% 이상 떨어졌다. IT ‘큰손’들이 향후 가격 하락을 예상해 주문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3분기와 4분기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각각 직전분기에 비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부문도 낙관하기 힘들다. 갤럭시S20 흥행 부진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선 갤럭시노트20, 갤럭시폴드2 등 전략 스마트폰의 성공이 절실하다. 여기에 중저가 라인업 확대도 실적 회복의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다시 세계적으로 재확산하고 있어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다”며 “미중 분쟁 지속과 일본과의 갈등 재점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높아 하반기 실적 호조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천예선·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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