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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음악의 거장 모리코네 ‘시네마 천국’에 잠들다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모리코네는 지난주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아오다가 5일(현지시간) 밤 숨을 거뒀다고 이튿날 외신들이 전했다.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난 엔니오 모리코네는 영화가 갖는 음악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린 20세기 최고의 영화 음악가로 꼽힌다. 재즈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의 권유로 여섯 살 무렵부터 음악을 시작한 그는 1964년 영화음악에 뛰어들었다.

‘황야의 무법자’(1964), 팬플루트 선율로 각인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등은 파격적인 장치를 사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남은 명곡이다. 바흐 시대와 현대음악의 시대의 불협화음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랑받은 작품은 로랑 조페 감독의 ‘미션’(1986)이다. 클래식 전공자였던 고인이 영화 음악에 처음으로 오케스트라를 활용한 것도 이 작품이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1988)은 국내에서 특히 사랑받았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무려 500여편의 영화 음악을 남겼지만, 영화 음악 시상식인 아카데미와의 인연은 한 번뿐이었다. 2007년 공로상을 받았으며, 9년이 지나 2016년 여든여덟의 나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헤이트풀8’로 음악상을 받았다.

고인은 2007년 첫 내한 공연을 가졌고, 이후 2009년과 데뷔 50주년이던 2011년에도 한국을 찾았다. 한국을 찾았을 당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음악 작업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되면, 나의 창의적인 불빛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하며 시대를 넘나든 고인은 ‘영원한 음악’으로 우리 곁에 남게 됐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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