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익숙하거나 낯설거나…6·25전쟁을 보는 두 시선
국립중앙박물관 ‘…지키고 이어가다’
전쟁중 사라질뻔한 문화유산 수난사
문화재 지키기위한 박물관 노력 눈길
국립현대미술관 ‘낯선전쟁’
전쟁 소재 드로잉·회화·영상 총망라
‘과거와 현재’ 전쟁속 사람들의 이야기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때문에 온라인으로만 개막했지만, 전쟁의 기억과 우리가 지켜야하는 인간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하다. 사진은 아이웨이웨이의 ‘여행의 법칙’, 2017, 강화 염화폴리비닐, 350x560x1600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전쟁 당시 깨어진 청화백자 용 항아리의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해다. 인간이 인간을 파괴하는, 최악의 재앙인 전쟁을 미술관과 박물관이 나란히 전시장에 소환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간만이 아니라 문화재도 똑같이 전쟁을 겪었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전쟁의 이야기를, 국립현대미술관은 ‘미디어’의 형태로 전쟁을 간접적으로 접하며 실감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이제는 낯설게 돼버린 전쟁의 이야기를 펼쳐보인다. 두 기관 모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으로만 개막했다.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 : 지키고 이어가다=1951년 1월 월정사가 불에 타면서 함께 녹아버린 선림원지 동종, 북한군의 군홧발 자국이 그대로 찍혀있는 ‘요계관방지도’, 5점 중 1점만 남은 고려시대 유리구슬…. 모두 전쟁으로 수난 당한 문화재들이다.

한국전쟁 시작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됐다. 당시 박물관으로 쓰이던 경복궁에서 박물관 직원들은 최대한 천천히 유물들을 포장했다. 초대 국립박물관장인 김재원의 재기였다. 그렇게 9월 서울이 수복될 때까지 직원들은 문화재를 지켰다. 이후 서울을 수복했던 UN군과 국군이 중공군에 밀려 다시 남하하자, 김재원 관장은 당시 문교부 장관이던 백낙준을 찾아가 문화재들을 부산으로 우선 피난시켜야한다고 주장한다. 국립박물관은 1950년 12월 부산으로 옮긴다.

부산에서도 국립박물관은 발굴과 전시라는 박물관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했다. 특히 1953년에는 현대미술작가초대전, 이조회화전을 개최 하기도 했다. 현대미술작가초대전엔 수화 김환기(1914~1974)의 ‘돌’도 출품됐다.

전시엔 김환기의 ‘돌’을 비롯해 전쟁의 상흔을 입은 문화재들이 나온다. 1954년 발간된 소책자 ‘전쟁 중에 파괴된 한국의 문화재’에 실린 파괴된 문화재 현장 사진들은 당시의 참상을 전한다.

척박한 상황속에서도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가려 했던 이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펼쳐진다. 9월 13일까지.

▶낯선 전쟁 국립현대미술관=한국은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전쟁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전쟁은 ‘낯설다’. 미디어를 통해 간접 경험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가간 대립, 이념간 상충을 보다 전쟁 한 가운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는 ‘낯선 전쟁의 기억’, ‘전쟁과 함께 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등 4부로 구성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다룬 동시대 작품까지, 시공을 넘어 전쟁을 소재로 한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을 총망라한다.

한국전쟁의 상흔을 주제로하는 ‘낯선 전쟁의 기억’에서는 김환기, 윤중식 등 전쟁당시 작업한 작품이 공개된다. 직접적인 파괴 장면보다는 슬픔과 아련한 정서가 지배적이다. 남북분단의 이야기를 다룬 ‘전쟁과 함께 살다’에서는 평생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관찰한 한석경의 ‘시언, 시대의 언어’가 눈길을 끈다.

하이라이트는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섹션이다. 2011년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 생활을 하는 동안 난민이 처한 상황을 다양한 매체로 알려온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대형 설치작이 나왔다. 전쟁속에서 과연 인간성은 지키는 것이 가능한 가치인지 자문하게 된다. 전시는 9월 20일까지지만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이한빛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