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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3기나 잘 해라”…수도권 택지지구 공급계획 발표 전부터 반발?
4기신도시보단 1만가구 규모 미니신도시 유력
김포, 고양 등 거론되자, 주민들 “제발 하지마세요”
“공급과잉으로 교통 인프라 부족한데 더 짓겠다고?” 반발
“엉뚱한데 짓지 말고, 서울 등 수요 있는 곳에 지어라” 주장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2기, 3기 신도시나 잘하고 추진해라!”, “3기 신도시 옆에 또 미니신도시라니, 진정한 베드타운 만들 셈이냐?”

고양 원흥, 김포 고촌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가 미니신도시급 대규모 아파트 유력 공급지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런 반응이 줄줄이 달렸다. 해당 지역엔 기존 2기·3기 신도시 계획만으로 이미 공급이 넘쳐 분양가도 회복되지 않을 만큼 침체됐고, 교통 여건 등 기반 시설도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 택지지구 개발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추가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이후, 정부가 어떤 추가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도권 택지지구에 신도시를 지정할 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4기신도시 지정 가능성까지 점친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4기 신도시 추진 등 아직 확정된 게 없다”고 해명했다.

부동산업계는 정부가 330만㎡이상 대규모 신도시 개발보다는 소규모 택지지구를 지정해 공급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고양, 광명, 시흥, 하남, 김포 등에 있는 330만㎡이하 규모 택지지구를 놓고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시에서는 2018년 9월 택지개발 도면 유출 논란을 일으켰던 원흥동, 광명시와 시흥시에서는 광명동과 과림동 일대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포는 과거 신도시 후보로 거론되는 고촌읍, 과천은 감북동, 감일동 일대에서 각각 1만가구 전후의 아파트가 공급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또 서울 강남권으로 세곡지구와 내곡지구에 주택 공급 계획이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후 수도권 미니신도시 규모 택지지구 개발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27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업무보고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시장에선 하지만 기대보단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아직 2기 신도시 공급도 20만 가구 이상 남았고,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부천 대장, 고양 창릉, 인천 계양지구 공급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추가 주택 공급 유력지로 언급되는 곳은 대부분 이들 2기, 3기신도시 주변이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교통 여건 등 기반시설 여건은 더 나빠지고, 미분양이 생기는 등 집값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김포 장기동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2009년에 장기동 아파트를 3억8000만원에 분양받았는데, 지금 3억4000만원에 내놓아도 안팔린다”며 “여전히 침체인데 여기에 무슨 공급을 더 하고, 규제를 하겠다는 거냐”며 흥분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또다른 네티즌은 “주택 수요는 강남에 있고, 집값이 많이 오르는 곳도 강남인데, 왜 자꾸 강남에서 먼 곳에 주택을 대거 지어 시장을 망쳐 놓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 개발을 통한 대규모 개발이 토지보상금을 천문학적으로 늘리고, 이 돈이 결국 다시 강남이나 서울 인기지역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서울 집값만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교수는 “수도권에 주택이 모자라서 집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없어서 집값이 뛰는 것”이라며 “강남이나 도심 공급을 대거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중장기적으로 서울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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