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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양은 계림의 북진정책 요충지”…신라 앞트기식돌방무덤 확인
고구려-신라 수백년 밀당한 지역보다 100㎞ 북쪽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핑으로 유명해진 양양은 1500년전 신라의 동해안 북진정책 요충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백년 고구려땅이었지만, 신라의 전형적인 무덤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6세기 초까지 고구려와 신라의 경계선은 동해시 사문동~울진군 왕피천 사이를 중심으로 오르락 내리락 했다.

특히 삼척-동해-태백-울진-봉화-영덕의 실직국은 6세기 초까지 신라 계림세력에 저항하며 독립국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왕피천은 계림의 기습공격에 실직국왕이 피신한 곳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피신한 실직국 안일왕은 울진 금강송군락지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하며 계림세력 격퇴를 도모한 것으로 향토역사서에 기록돼 있다.

양양은 이들 지역보다 100㎞ 북쪽 동해안에 있다. 진흥왕이 함경도 일부지역까지 개척한 교두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양양 후포매리에서 발견된 신라 전형의 앞트기식 돌방무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재)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이 조사하고 있는 강원 양양 후포매리에서 영동지역 최북단의 옛 신라 앞트기식돌방무덤(횡구식석실묘, 橫口式石室墓)이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앞트기식돌방무덤(橫口式石室墓)은 출입시설을 만들어 추가장을 의도한 매장시설로 묘도(墓道)는 있지만 널길이 없이 묘실의 한쪽 벽을 뜯고 출입할 수 있도록 한 구조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양양 후포매리 고분군에 대한 정식 발굴조사로는 처음 실시한 것으로, 문화재청과 사단법인 한국문화유산협회(회장 서영일)가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학술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하여 공모한 매장문화재 학술발굴조사 활성화 사업 중 하나이다.

양양 후포매리에서 발견된 신라 전형의 앞트기식 돌방무덤 내부

강원 양양 후포매리 고분군은 해발 300m에 자리한 양양 후포매리 산성의 주변과 그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분포하고 있으며 조사 고분(1호분)은 후포매리 산성의 남동쪽 해발 203m가량의 완만한 비탈길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봉분의 지름은 약 10m 정도로 중소형분으로 추정되며, 봉분의 상부와 동편은 깎여나갔거나 후대의 민묘(民墓) 조성 등으로 멸실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 무덤방은 구릉(丘陵, 언덕 지대)을 ‘L’자 형태로 파고 조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무덤방의 규모는 길이 3.3m, 너비 1.86m, 잔존높이 1.52m가량으로 반지상식(半地上式)이며, 평면은 긴 네모꼴에 가깝다.

무덤방은 지표면을 좁고 길게 판 후 사방을 네모로 다듬은 돌을 9~10단 가량 쌓아 올린 뒤 규모 1.8×1.2×0.3m 가량의 지붕돌을 덮었다. 무덤의 입구는 너비 92㎝ 가량으로 다듬지 않은 소형 돌로 쌓아 막았다.

양양 후포매리 출토유물

출토 유물은 도굴 등의 피해로 소량의 유물만 확인되었다. 무덤방 내에서 통일신라 6세기대로 뚜껑, 소형잔을 확인했으며, 이외에도 금동제 귀걸이, 철도자(鐵刀子:다듬기용 작은 칼) 등이 확인되었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양양 후포매리 고분군은 인근의 후포매리 산성과 함께 양양지역이 신라의 동해안 북진의 전략적인 요충지였음을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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