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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소상공인 살리기…필요하다면 ‘쇼’라도

보수야당을 비롯한 일부 세력이 현 정권을 공격할 때 주로 쓰이는게 바로 “쇼하고 있네”라는 말이다.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도, 내각 책임자들이 재난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심지어 타국에 잠들어 있던 호국 영웅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운구해 왔을 때도 현 정부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 모든 것을 ‘쇼’로 치부하며 평가절하하는데 급급했다.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에게 ‘쇼’는 그리 달갑지 않은 단어다. 정치활동이나 각종 정책이 ‘쇼’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그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벌이는 보여주기식 포퓰리즘 정도로 그 의미가 바래진다.

그런데 최근 정부 주요 부처 장관들이 ‘쇼’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대중들 앞에 섰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동행세일’의 일환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라이브커머스' 온라인 세일즈 행사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영선 중기부 장관 등 6개 부처 장관들이 일일 쇼호스트로 나선 것이다.

성과는 있었다. 홍 부총리가 직접 입고 출연한 티셔츠 제품은 방송 30분만에 '완판'을 달성했다. 박영선 장관은 초콜릿과 견과바를 포함 3개 제품을 완판해 1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 이정옥 여가부 장관, 성윤모 산자부 장관,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 등 방송에 출연한 6개 부처 장관들은 총 17개 제품을 완판해 3억6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평가는 엇갈렸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부작용으로 인한 소득 감소로 소비가 얼어붙었는데 한가한 ‘쇼’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부메랑으로 날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통한 경기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해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반면, 장관들을 쇼핑 방송에 출연시킨 아이디어와 함께 소비붐을 일으키기 위해 직접 나선 장관들의 결단을 긍정적으로 보는 대중들도 많았다.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이와 비슷하게 갈렸다. 하지만 공통적인 의견은 “쇼가 됐건 뭐가 됐건, 당장 먹고 살기 바쁜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을 해갈할 ‘마중물’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은 생존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의 일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86.8%가 코로나 이후 경영활동이 '부정적'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전 국민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의 경영활동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있었다. 절반에 가까운 47%가 어느 정도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재원마련 방안도 확실치 않은 데다 미래세대에 국가부채 부담을 전가하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긴급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들의 경영난 해갈의 마중물이 된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총 사업체의 85%, 전체 고용의 35% 이상을 떠받치고 있는 국가 경제의 큰 축이다. 미증유의 위기 속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비단 그것이 ‘쇼’라고 해도 말이다.

〈유재훈 산업부 중기벤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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