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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어지는 정상화 시계…“결단 못 내리는 대한항공” 성토
송현동 부지 매각 차질 여파로 추가 매각 올스톱
업계 “정책자금 지원에 대한 고통분담 필요” 촉구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대한항공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첫번째 자산 매각 대상이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이 꼬이면서 추가 자산·사업부 매각 계획 설정까지도 차질을 빚고 있단 분석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달 말까지 자구책을 확정하려던 대한항공은 결단이 늦어지면서 채권단에 이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 산은과 수은이 긴급자금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며 2021년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라는 특별 약정을 내걸은 데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또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대한항공에 하반기 추가로 8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도 밝혔지만, 자산 매각과 사업부 매각 양 축 모두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업황 위기를 바라보는 대한항공과 시장의 온도차가 그 배경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산은 등 채권단은 항공 업황이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야 회복이 가능하다는 시장분석을 내놓았지만, 대한항공은 연말부터 이른바 ‘V자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전 직원 무급휴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대한항공이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자구안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딜이 없는 상황이 의아하다”며 “자산과 사업부 매각을 결정하고, 가치산정(밸류에이션)을 하는 데 있어 대한항공의 기대치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우선 송현동 부지 매각에 화력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송현동 부지 매각가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서 다음 단계로 이행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은 최소 50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이 나온 뒤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단 한 곳의 원매자도 나오지 않으면서 사실상 공개입찰이 무산된 바 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 역시 송현동 부지 매각가가 사업부 매각을 최소화할 열쇠로 보고 적극 투쟁에 나서고 있다.

즉 ‘알짜 자산’으로 꼽혔던 송현동 부지 매각가가 결정돼야 어떤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지 결정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에 추가 매각 대상이던 왕산마리나, 조종사 운항훈련센터와 기내식·기내면세판매 등 사업부 매각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긴급자금에 더해 기간산업안정지금 등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데 대해 일정부분 고통을 분담하고, 성실한 자구안 제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CS증권에 사업부 밸류에이션 등 컨설팅을 맡기고 모든 사업부 매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최근 기내식, 기내면세판매, 운항훈련센터 매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론되던 마일리지사업부는 매각 대신 분사 및 IPO(기업공개)를 통한 투자유치 가능성도 점쳐진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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