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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바보다 못 번다. 최저임금 삭감하라”…자영업자들의 절규
한국편의점주協 입장발표 기자회견
점주 월수익 평균 100만원 이하…한계치
최저임금 삭감·주휴 수당 폐지 등 촉구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박로명 기자]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 자릿수 인상된 1만원으로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편의점주들이 행동에 나섰다. 이미 노동시간을 한계치까지 늘렸는데도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는 소득을 버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인건비 인상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저임금 심의 관련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2.87% 삭감(전년도 인상분) ▷주휴 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편의점주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모든 경제 주체가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삭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의회가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알바보다 못 버는 편의점 점주’라는 현실에서 더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감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협의회는 편의점주 절반 이상이 월 수익으로 최저임금의 절반 밖에 가져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5곳 중 1곳은 인건비와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적자 점포라는 게 협의회 측 설명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 5개 편의점 브랜드의 가맹점 평균 매출은 5억7844만원이다. 이중 편의점 수익률(30%)과 수익 중 점주에게 지급되는 점주 배분율(70%), 평균 점포 운영비(점주가 주 50시간 근무했을 때로 가정) 등을 고려하면 점주의 월 평균 수익은 99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점주들은 자신의 노동시간을 주당 70~80시간으로 늘리거나 가족까지 동원해 100시간 넘게 근무하며 인건비를 줄여왔다.

협의회는 “(자영업자는) 사용자라는 잣대를 적용해 역차별을 하거나 정부 정책에서 소외됐다”며 “근로자를 위한 재분배 정책인 최저임금의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 지원 대상인 영세사업자 기준은 연 매출 6억원 이하로, 가맹점 평균 매출과 거의 비슷하다. 절반 이상의 점주들은 영세사업자가 아니어서 코로나19 지원금이나 세금 유예 등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홍성길 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은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하다”며 “전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인 2.87%를 삭감하고, 주휴 수당 폐지 및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를 해야 자영업자와 근로자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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