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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 Move’ 해외주식 투자①]금융세제 개편 속 날개 다는 해외주식
6월말 현재 외화증권 예탁결제금 연중 최고치
해외주식 계좌수·거래량 등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
국내주식 양도세 부과 방침에 해외투자 지속 증가 전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날개를 달았다. 고수익을 좇아 이미 증가세였던 해외투자는 금융당국의 국내주식 양도세 부과 방침에 따라 상당한 반사익을 누리게 될 전망이다.

최근 고수익을 좇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투자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해외주식 거래량은 이미 예년 연간 수준을 훌쩍 넘어섰고, 개별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계좌수나 거래량도 많게는 3배 이상 늘어났다.

주식양도세 등을 골자로 한 금융세제 개편안은 이런 추세를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증권예탁결제금액(매수+매도금액)은 702억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년 간 추이를 보면 2017년 227억달러, 2018년 326억달러, 2019년 410억달러로, 올해는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 이미 예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011년 외화증권 거래액을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매년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외화증권 결제대금을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617억달러로 전체 결제금액의 88%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비중이 컸으며, 뒤를 이어 홍콩(44억달러), 중국,(16억달러), 일본(16억달러) 순이었다. 유로시장은 4억달러에 그쳤다.

연초 이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은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전기차 선두주자로 꼽히는 테슬라가 4억7001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전통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했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뒤를 이었다. 미국 최대 완구업체인 해즈브로를 비롯해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미국 기업이었고, 홍콩시장에 상장된 중국 인터넷기업 알리바바, 일본 화학기업 쇼와덴코가 미국 기업 일색에서 그나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부문 성장세도 빠르다. 하나금융투자는 신규 해외주식 계좌수가 지난해 2만672개에서 올해 6만2763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삼성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1분기 1조원에서 올 1분기 2조7900억원으로 3배 가량 늘었고, 거래고객수도 같은 기간 1만349명에서 3만3029명으로 증가하는 등 해외주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KB증권의 ‘글로벌원마켓’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말 10만명에서 현재 21만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해외 주식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안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외 투자는 지난 몇 년간 붐을 일으켰고 국내 수신금리 상황을 보면 제로금리가 당분간 계속될 여지가 있어 ‘플러스 알파’를 찾는 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금리·저성장 환경에서 요구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수요는 당연한 것으로, 다른 선진국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국내 금리가 낮아 원하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시장, 특히 미국시장이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며 “해외주식 뿐 아니라 채권까지 해외자산에 대한 비중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세제 개편에 따라 국내 상장주식에 투자해 2000만원 이상을 번 개인투자자가 차익에 대해 20%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내게 된 건 개인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그만큼 해외투자에 관심을 가질 유인이 생긴 셈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차산업 관련주가 미국 등 해외에 많아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번 세제 개편은 기존에 투자를 안 했던 사람들도 해외 투자에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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