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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노골적 ‘민족주의’…美 코로나19 치료 렘데시비르 전량 쓸어갔다
트럼프 행정부, 길리어드와 7~9월 생산량 90% 계약
가디언 “향후 3개월간 미국 외 나라는 렘데시비르 못 살 것”
백신 개발 완료 후에도 美 선점 가능성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향후 3개월치 물량을 사실상 모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향후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미국이 먼저 물량을 선점하는 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길리어드사가 만든 렘데시비르의 7월~9월 생산량의 90%인 50만개 이상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약물실험을 위해 전세계에 공급된 최초 14만개는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코로나19 치료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알렉스 아자르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렘데시비르 공급계약과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생명을 구하는 치료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국민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공인된 코로나19 첫 치료제를 접할 수 있는 놀라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민족주의적’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분위기다. 앤드류 힐 리버풀대 수석 연구원은 “미국은 대부분의 약품 공급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유럽을 위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향후 백신 개발이 완료됐을 때도 미국이 물량을 우선 독점하는 상황이 재현될 공산이 크다. 가디언은 “미국의 렘데시비르 대량 매입은 보이는 것보다 더 광범위한 함의가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필요한 의료 물자 확보를 위해 다른 국가보다 빠르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일부 강대국이 힘과 자금으로 치료제나 백신을 독점하는 민족주의 출현에 대한 우려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제약사 사노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한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프랑스와 유럽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당시 폴 허드슨 사노피 CEO는“미국 정부가 사노피의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가장 먼저 자금을 지원했다”며“미국 정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백신 개발에 투자한 만큼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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