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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 안면인식에 체온측정…수출길 열다

  • 기사입력 2020-07-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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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추진…김정배 알체라 대표
국민 앱 ‘스노우’로 대중들에 이미 친근
여권 관리·금융 비대면…확장성 무한대
노화인식 분야는 日·中 기업보다 앞서
체온감지 결합 기술로 실리콘밸리 뚫어

2016년 스노우를 탄생시킨 안면인식 기술 스타트업 ‘알체라’를 공동창업한 김정배 대표(오른쪽)와 황영규 부대표. 박해묵 기자

안면인식이라면 어떤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첩보영화에서 본 얼굴이나 홍채인식 기반의 철통 보안, 그 보안을 정교한 가면으로 위장해 뚫는 주인공의 활약 등이 생각날 만 하다.

그러나 안면인식이란 이 4차 산업혁명의 총아는 친근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먼저 다가왔다. 휴대폰에서 얼굴을 촬영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시켜 재미를 주는 애플리케이션 ‘스노우’가 대표적이다. 2016년 스노우를 탄생시킨 안면인식 기술 기업 알체라는 재미있는 앱에서 더 나아가 보안, 금융, 업무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안면인식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해 왔다. 올해 기업공개(IPO)까지 노리는 강소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김정배 알체라 대표는 “스노우는 기술과 서비스가 결부된 영역이었다.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려면 눈썹, 코 등이 어디있는 지 인식해야 하고, 카메라로 얼굴을 돌려가며 찍으면 이를 3D로 감지해야 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인공지능(AI)이 뒷받침돼야만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김 대표의 설명처럼 안면인식은 수많은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기술력을 좌우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AI가 얼굴사진을 바탕으로 이목구비의 위치와 그 특징, 이를 통한 특정인의 식별방법 등을 학습한다. 이후 어두운 곳, 비가 오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때, 움직이는 피사체 등 식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얼굴을 인식하는 훈련을 한다. 보통 와일드환경에서의 인식이라 한다.

기술의 시작은 데이터다. 데이터가 많아야 인공지능의 학습이 깊어진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데이터의 양을 보자면 국내 스타트업들은 곳간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김 대표는 “국가 사업에 참여해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데이터는 일일이 돈을 주고 샀다. 데이터 확보 자체가 돈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는 아시아권에서 일찍부터 안면인식 기술로 이름을 알렸던 중국 기업들과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센스타임, 메그비 등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 기업들은 자국 정부로부터 ‘데이터 몰아주기’ 수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기술력을 쌓았다. 안면인식을 통해 13억 인구를 대상으로 공안, 치안을 관리하려는 중국 정부의 니즈가 컸기 때문이다.

알체라는 중국 기업들처럼 데이터의 양으로 승부할 수 없는 만큼, 질에 신경을 썼다. 공동창업자인 황영규 부대표는 “다른 기업들보다 적은 데이터로 동일한 정확도를 내게끔 하는 기술과 노하우를 쌓았다”며 “문제집을 많이 풀수록 유리한게 아니라, 좋은 문제집을 풀게끔 선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면인식 분야는 미국이나 이스라엘의 선두 기업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NEC나 중국 기업 정도가 상위권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알체라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미국표준과학연구소(NIST)가 실시한 얼굴인식벤더테스트(FRVT)에서 안면인식 기술 분야 국내 1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와일드 영상 테스트와 머그샷 영상 테스트, 에이징(노화) 인식 분야 등에서 일본, 중국의 기업들보다 기술력이 앞섰다”고 전했다. 알체라보다 1계단 정도의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는 기업들은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수의 기업에서 수백억원부터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투자받은 곳들이다.

알체라의 최근 행보는 분야를 넘나든다. 국내 공공기관의 출입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고, 외교부 안면인식여권 발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금융권에서 비대면거래를 할 때 신분을 확인하는 과정도 안면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출입관리 서비스와 여권 재발급 등에서는 최근 안면인식 분야의 주요 화두인 에이징 감지 기술이 특히 중요하다.

김 대표는 “AI가 여권을 만들때 찍은 사진 데이터와 현재 본인의 얼굴을 대조해 동일인인지 판단하려면 노화에 대한 학습과 인지가 필수”라며 “에이징 분야는 국내에서 알체라가 가장 앞서는 부분”이라 강조했다.

여권 발급은 정부에서 갖고 있는 최초의 사진과 여권 발급 혹은 갱신을 위해 제출한 사진, 여권을 수령하러간 사람 등 3가지의 정보를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황 부대표는 “여권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출국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정보”라며 “국내 기업으로서의 책임감도 느낀다”고 밝혔다.

안면인식은 최근 금융권에서의 이용이 활발하다. 금융위원회의 금융 분야 본인 인증·신원 확인 제도혁신 태스크포스(TF)가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실명확인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과 고객의 얼굴 사진을 대조해 실명을 확인하는 방식을 시험중이다. 신한카드가 알체라와 함께 안면인식을 기반으로 결제를 하는 ‘페이스페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안면인식 결제는 금융위 TF에서도 검토중이다. 왠만한 금융 앱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만들 때 신분증 인식이나 상담원 영상통화 등으로 이용자의 신분을 확인한다.

안면인식이 금융서비스로의 도입부인 만큼 정확도가 중요하다. 최근 위조 신분증으로 비대면 계좌를 만들어 수천만원의 대출을 받은 사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전까지 쓰였던 신분증 진위여부 확인 기술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10년전 설치한, 성능이 떨어지는 기술”이라며 “제대로 된 안면인식 기술이라면 금융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면인식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이미 99% 가량 정확성이 입증됐다”며 “오히려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식별이 가능해 시설 비용 부담이 적고, 편리한데다 ‘언택트’ 방식에 적합한 인증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알체라는 최근 수출길도 개척했다. 지난달 클라우드 기반의 ‘에어 솔루션’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수출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의 일종이다. AI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방역 솔루션의 일환으로, 새너제이 산페드로 스퀘어마켓의 출입시스템에 안면인식과 체온측정 소프트웨어를 접목시켰다. 미리 출입시스템에 얼굴이 등록된 사람에 한해 출입문이 열리고, 고열이 나는 이들의 출입은 제한하는 식이다. 일본, 필리핀 등 다른 나라에서도 클라우드와 열화상 카메라 등을 연동해 출입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자국에 선도적인 안면인식 기술 기업을 보유한 곳이다. 그런 곳에 알체라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수출되는 것을 두고 황 부대표는 “빠르고 유연한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라 덧붙였다.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구동하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휴대폰에서 스노우를 쓰려면 그 안에서 AI가 돌아가게 해야 하니까, 고속화가 필수였어요. 클라우드와 네트워크에 부담되지 않게 핵심 데이터만 암호화 해서 보내고, 분석하는 일은 저희 장점입니다.”

고객사에 대한 유연한 대처도 알체라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한 안면인식 기업들은 제품 라인업이 고정되어 있는 셈”이라며 “알체라는 기술 특성상 남들보다 적은 네트워크 용량을 쓰면서도 효율적으로 서비스하면서 고객의 수요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체온 측정 시스템과 연계한 안면인식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알체라의 유연한 대처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안면인식 만으로는 출입 관리가 어려워졌다. 이에 알체라는 코 부근까지 마스크를 올린 상태에서도 안면인식을 하고, 열감지 시스템으로 유증상자를 구분해내는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안면인식과 체온 측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자, 외국에서도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알체라는 올해 코스닥 상장이란 목표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까지 제출했고, 거래소 심사를 받아야 한다. 아직 매출은 적은 만큼 성장성 특례제도를 통해 들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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