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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마다 다른 기능성 관문… ‘아는만큼 열린다’

  • ③ 잡아야하는 해외시장
    변화하는 인증·제도 ‘또다른 장벽’
    세계 관련시장 연평균 6% 성장
    일반식품에서 ‘기능성 표시’ 증가
    ‘의약품 관리’ 등록 까다로운 곳도
    정부 ‘수출지원단’ 구성 체계적 지원
  • 기사입력 2020-06-3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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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박람회에서 관람객의 관심을 모은 구안산업의 홈삼 제품들 [구안산업 제공]
일반식품에 기능성이 표시된 일본의 대표사례. 내장지방 감소해주는 사과(좌)와 스트레스 낮춰주는 초콜릿(우) [aT 제공]

“최근에 바뀐 대만 법에 따라 홍삼농축액이 의약품으로 분류되면서 이제 건강식품으로는 홍삼농축액을 수출할 수가 없어요. 베트남의 기능성 식품 제도는 점점 강화되고, 싱가포르는 농축액 함유량이 높을 경우 전통중약으로 등록해야 하는 절차가 또 필요하죠.”

급변하는 해외 제도에 홍삼전문수출기업 구안산업이 전한 어려움이었다. 세계최초로 유산균 발효홍삼 개발에 성공한 구안사업은 현재 7개국에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국가별로 다른 기능성 식품 제도는 또 다른 장벽으로 다가왔다.

K-푸드는 건강과 미용에 좋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한류까지 더해지면서 이미지만으로도 판매가 제법 괜찮았다. 인삼류의 경우 면역력이 중요해진 시대에 따라 종주국 다운 위상을 떨칠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식품에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제도는 국가별로 더 꼼꼼해질 수 밖에 없다. ‘건강한’ 이미지 옷을 입은 K-푸드도 명확한 ‘기능성’ 마크를 목에 걸기 위해서는 각국에서 요구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를 내밀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급부상한 기능성 식품 시장을 K-푸드가 선점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기능성’ 마크를 장착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 기업 스스로가 해외에서 기능성을 인정받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한국 건강기능식품의 대표주자인 인삼류 조차도 해외에서 기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드물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4월 범정부차원의 ‘기능성식품 수출지원단’을 구성했다. 기능성 소재 및 제품에 대한 과학적 근거 마련과 함께 국가별 인증 지원을 통해 ‘기능성 K-푸드’의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 가능한 국가 늘어나=이미 성장세를 보이던 관련 시장은 최근들어 더욱 불이 붙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 2012년 이후 연평균 6%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1530억 달러(한화 약 18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을 이끄는 주원인으로는 3가지를 들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기능성식품산업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는 “코로나 19로 면역력등과 관련된 기능성 식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신규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향후 시장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요층이 기존의 중장년층에서 청년층으로 확대된 것도 요인이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는 건강은 물론 미용과 체중감량에 이로운 기능성 식품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 식품에서도 ‘기능성 표시’가 가능한 국가별 제도가 늘어나면서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aT ‘2020 건기식 현황조사 및 수출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5년 관련 제도를 도입한 후 식품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기능성 식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연평균 62%)했다. ‘내장지방을 감소시켜주는 사과’,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초콜릿’ 등이 그 예이다.

이처럼 시장은 꾸준히 성장중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기능성 식품’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확한 용어나 정의는 없다. 일반적으로 기능성 식품이란 건강에 유익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법적 기준에 따라 제조한 식품이다. 하지만 국가별로 식이보충제나 특정보건용식품, 기능성표시식품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며, 그 기준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국가별 유형과 그 기준을 분석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각국마다 상이·급변하는 제도가 최대 난관=글로벌 현장에서 이 어려운 숙제를 떠맡은 곳은 수출 업계다. 국가별로 원재료 종류 및 함량 수준, 표시 방법 등이 다르며, 등록 절차도 까다롭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 제품을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는 국가가 있는 반면 의약품으로 관리되어 등록이 까다로운 곳도 있다”며 “스틱형 홍삼인 ‘정관장 에브리타임’처럼 간편한 홍삼 제품류를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수출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도 한다”고 했다.

인삼류는 이러한 애로사항이 더욱 아쉽다. 스위스에서는 한국 인삼의 진세노사이드성분을 주 원자재로 사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으며, 시장분석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는 인지도 상승과 동양약제 수요 증가로 인삼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양사 또한 기능성 ‘식품 원료’ 를 1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나 사정은 비슷하다. 삼양사 관계자는 “기능성 원료인 알룰로스의 올해 1월~5월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0% 성장했다”며 “특히 미국에서는 기능성 당인 알룰로스가 올해부터 의무화된 ‘첨가당’ 표기에서 제외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가별 기준의 상이함이 걸림돌이다. 국내에서 ‘식품 원료’에 해당되어도 해외에서 ‘식품 첨가물’로 분류될 경우 사용량 등에 제한이 따른다. 기능성 평가 실험의 절차도 달라 중복된 실험을 해야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 관계자는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의 기능성 중 ‘혈중 중성지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표시하려면 일본은 ‘5g/일’이 기준이나 국내는 ‘12.7~30g/일’을 충족해야 하고, 입증 자료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수출대행 컨설팅 업체를 이용한다 해도 정작 해당 국가의 통관 과정에서 거부되는 경우가 있으며, 감당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상의 문제도 있다는 타업체들의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 ‘기능성식품 수출지원단’으로 체계적 지원=국내 기능성 식품의 수출 산업도 아직은 발전 초기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aT에 따르면 지난 2018년을 기준으로 10년간 건강기능식품의 국내 시장은 연평균 11%로 성장 추세이나, 수출액 비중은 국내 생산 규모의 5%에 불과하다. 관련 제도 역시 선진국들은 기능성식품 제도화가 진행된 상태이지만 우리나라는 시작 단계이다. 각국의 기능성 표시 등록과 활용도 저조하다. aT ‘2020 건기식 현황조사 및 수출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일본에서 기능성 식품으로 신고된 한국의 농산물은 ‘식후 혈당치 급상승을 억제해주는 당조고추’가 유일하다. 중국 보건식품에서는 28종(정관장이 14종)의 등록이 전부이며, 미국·EU는 활용 사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는 일본처럼 과자·음료와 같은 일반식품에서도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는 신(新)기능성표시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로 인한 해외 진출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aT가 1400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능성 식품의 수출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80.6%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업체의 애로사항 해결과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 기능성 식품의 수출을 위해 민관합동인 ‘기능성식품 수출지원단’을 구성했다. aT는 국내 기능성 소재들을 대상으로 수출 지원을 총괄하고, 16개 해외지사를 통해 등록절차와 시장동향, 제도변화 등 관련 정보 제공과 해외시장 특화 마케팅을 지원한다.

지원단은 우선적으로 일본·미국 등에서 인삼의 기능성을 인정받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으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눈의 불쾌감 개선 효과’를 보이는 깻잎은 일본에서 기능성 표시식품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기능성식품연구본부의 엄민영 박사는 “팬데믹후 달라진 세계에서는 해외에서 기능성을 승인받을 경우 ‘글로벌 식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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