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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수 기자의 불멍톡7>왜 캠핑하세요?

  • 기사입력 2020-06-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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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무렵. 난 왜 캠핑이 즐거운가, 진지하게 고민했던 적 있다. 의외로, 곰곰이 한번 생각해볼 만한 주제다.

캠핑은 캠핑장을 물색하는 것부터 일이다. 수없이 많은 캠핑장 중 궁합 맞는 캠핑장 찾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일정 맞춰 예약하는 것도 일이다.

필요한 짐을 사고 꾸리는 것도 일. 짐을 자동차까지 옮기는 것도 일이다.

(캠핑 짐이 10개 있다고 상상해보자. 창고에서 현관문까지 10번을 오가며 짐을 옮긴다. 현관문에서 엘리베이터 문까지 다시 10번. 주차장층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 문 밖까지 다시 10번. 엘리베이터에서 자동차 트렁크까지 다시 10번. 아파트 구조에 따라 중간문이라도 있다치면 또 10번 추가. 하나하나 짐을 옮기다보면 아, 게다가 한 여름이라도 될라치면 정말 아파트 복도에 땀 젖은 티셔츠를 들썩이며 허공에 쌍욕 한번 내지를만 하다. 중요한 건, 돌아와서 고스란히 역순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 결국 최근엔 택배용 끌차를 사고야 말았다.)

자동차에 짐 담는 것도 일이다.

(캠핑 초부터 지금까지 준중형으로 버티고 있다. 동계에 난로라도 챙길라치면 스페어타이어 공간까지 필수다. 스페어타이어를 처분할까 고민했지만, 팔면 고철값인데 다시 사려면 금값. 결국 캠핑 짐을 테트리스할 때마다 마스터키처럼 타이어를 넣다 뺐다 반복하고 있다.)

도착해서 텐트 설치하는 것도 일. 불 피우는 것도 일. 고기 굽는 것도 일. 불편한 밖에서 잠자는 것도 일. 씻고 볼일보려 멀리 움직이는 것도 일. 설거지하는 것도 일. 짐 정리하는 것도 일. 텐트 철수도 일. 비오면 텐트 말리는 것도 일. 빨래하고 창고에 짐 정리하는 것도 일. 고단한 몸으로 월요일을 맞이해야 하는 것도 일.

힘지어 요즘 고깃집은 고기만 대신 구워줘도 기꺼이 비싼 값을 지불한다. 고기 굽는 것도 귀찮아. 힘들어. 하물며, 캠핑은? 준비부터, 시작부터, 아니, 상상부터, 끝까지 모두 일 투성이다. 그렇다면, 왜 캠핑을 가는가? 이건 결코 간단치 않은 의문이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느끼는 캠핑의 즐거움은 ‘힘듦’이다. 좀 더 적확히 얘기하자면, ‘육체의 힘듦’이다. 좀 더 그럴 듯하게 표현하자면, 원시생활로의 회귀 본능 같은 것?

인간의 DNA엔 본능적으로 자급자족의 욕망과 성취욕이 있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내 생각과 삶의 경험이 그렇다. 돌이켜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은, 성취감들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했더라. 특히나, 육체적 힘듦을 거친 경험들. 한 번의 공연을 위해 같은 곡을 수천번 반복했거나, 등록금을 타보고자 며칠 밤샘 공부했거나, 자전거 제주도 일주로 중문 고갯길을 포기하지 않았거나. 특종을 위해 냄새나는 티셔츠과 떡진 머리를 감내하거나.

캠핑은 이 같은 경험과 닮아 있다. 내 손으로 집을 짓고 내 손으로 밥을 하며 내 손으로 장작을 쪼개고 내 손으로 불을 피운다. 버전업된 호모사피엔스 같다. 철저한 분업사회에서, 내가 할 수 없던 것들이 의외로 나도 할 수 있는 것들이란 즐거움이 캠핑에 녹아 있다. 땀 뻘뻘 흘리며 스트링 하나까지 팽팽하게 당기고, 각이 살아 있는 텐트를 완성하는 일. 비로 하루만에 허물어질 집이건만, 굳이 완성품의 디테일까지 집착하는 건, 태어나 처음으로 내 손으로 만든 내 집이기 때문이다.

육체가 힘들수록 정신은 단순해진다. 그 또한 캠핑의 매력이다. 복잡한 고민은 캠핑에선 사치. 끊임없이 움직이고 만들며 준비해야 하는 캠핑은 고민할 겨를이 없다. 고민이 있다면, 비가 올 것인가 말 것인가. 바람이 불 것인가 잔잔할 것인가. 투망에 물고기가 잡혔을까 빈손일까.

그저 일하며 자연 속에 녹아드는 게 캠핑의 매력이다. 불멍은 그냥 해도 좋지만, 고단한 하루 끝의 불멍은 그야말로 정말 멍 때린다. 하염없이 무념 속에 바라보는 불멍. 축구 경기 후 무는 한 개비의 맛과 닮았다. (담배는 백해무익합니다...;;)

힘드니까 즐겁다는, 이상한 결론인데, 이상해도 이보다 더 캠핑의 즐거움을 설명할 자신이 없다. 캠핑 자체가 일의 연속임은 분명하니.

쉬려면, 호텔을 예약하는 게 낫다. 캠핑은 쉬려고 가는 게 아니다(물론, 지인이 모든 걸 제공해주고 몸만 가는 ‘접대캠’이란 호사도 있긴 하다). 캠핑은 일하러 간다.

내가 직접 만드니 즐거운 일이다. 가족이 행복하니 보람된 일이다. 자연과 함께 하니 열린 일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 맘대로 하니 신나는 일이다. 그렇다. 우리 인생에서 즐겁게 일을 한다니, 정말 얻기 힘든 기회가 아니던가.

요즘 캠핑 붐이다. 이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객이 캠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고 하고, 유명 연예인이 유명 프로그램에 나와 캠핑을 하니 유행을 탔다고도 한다.

어떤 이유든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건 반갑다. 힘들어서 즐겁다는, ‘역설적 추천사’를 공감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갈수록 캠핑의 목적도 취향도 다양해지니 캠핑의 이유도 각자의 이유가 다를터니 말이다.

다만 한 가지. 최근 캠핑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늘다보니, ‘힘들어서 즐겁다’는 말보다는, ‘즐거운데 힘들다’는 토로가 더 자주 들린다. 그럴 때마다 지인에게 하는 말이 있다. 캠핑은 원래 그런 것. ‘힘드니까 캠핑이다.’

dlcw@heraldcorp.com

◆캠핑 팁

요즘 캠퍼 사이에선 캠핑 매너가 핫이슈다. 매너타임 준수부터 시작해서 캠핑 사이트를 밟고 지나가는 일이나, 큰 소리로 떠드는 사례 등. 이처럼 상식적 판단이 자명한 논쟁 외에도, 아이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해도 되는지, 음악을 들어도 되는지, 음식 냄새를 풍겨도 되는지, 상식 외의 문제제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예전 일본 건축학가 안도 다다오의 강연을 들은 적 있다. 요지는 “공원과 아파트를 상상해보라. 아파트에선 아이 발걸음조차 괴롭지만 공원에선 아이 웃음소리조차 반갑다”는 거다. 의외로 많은 것들은 마음가짐에 달렸다. 캠핑 매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서로 조심하는 자세는 당연히 기본이지만, 열린 마음으로 이웃 캠퍼를 받아들이는 마음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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