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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한국경제가 선방하는 길

  • 기사입력 2020-06-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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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가 3.3% 성장한다고 전망했다가 6월에는 무려 8.2%포인트나 낮춘 -4.9%로 수정했다. 현 상황은 경제활동이 전면적으로 중단되는 대봉쇄(great lockdown) 상태다. 공급망이 붕괴되고 수요가 급감하는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경제충격으로 ‘고용 쓰나미’와 함께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급감하는 악순환으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1%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위안삼을 수 있는 건 ‘-2.1%’란 수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나라 중에 가장 높고, 1월 전망과 비교해서도 하향조정폭이 가장 작다는 점이다. 한편 OECD도 6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경우 지난 3월 초 전망보다 3.2%포인트 낮춘 -1.2%로 수정했다. 이는 이번 전망에 포함된 국가 중 가장 높고 하향조정폭도 가장 작다. 이처럼 팬데믹 여파로 세계 각국이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고 선방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석들은 한국의 특수 상황들을 간과했다는 점에서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첫째, 이미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것 때문에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다. 각종 기저질환으로 약골이 돼 있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클 수밖에 없다. 경제의 혈관을 막고 있는 반기업·반시장적인 각종 규제로 한국 경제는 동맥경화환자와 유사한 기저질환을 갖고 있다.

둘째,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붕괴는 한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더라도 선진국들의 대외 수요 부진 지속으로 수출 회복이 쉽지 않다. 실제로 최근 들어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수출은 3월 -1.4%에서 4월 -25.1%, 5월 -23.7%로 급감하고 있어 수출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봉쇄 조치로 미국과 유럽 경제가 마비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본격화되고 중국의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세계적인 긍정 평가에다 21대 총선의 여당 압승으로 정부·여당이 기존의 실패한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커졌다. 개혁과제 완수라는 미명 아래 ‘큰 정부’를 지향함으로써 시장을 무시하고 그동안의 반기업·반시장 정책을 계속 고집할지 걱정이 앞선다. 실제로 국회 개원과 함께 거대여당에선 경제를 위축시키고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성이 큰 반시장·반기업 규제법안을 무더기로 제출하고 있고, 정부 부처도 반기업 법안을 앞다퉈 입법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당 정책위의장이 발의한 ‘이익공유제’는 전형적인 반시장적 법안이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실제로 선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한국 경제가 가지고 있는 기저질환의 근원인 반기업·반시장 정책을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이번 코로나 위기가 한국에는 그동안 실패했지만 눈치 보느라 바꿀 수 없었던 정책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시장의 힘을 키워주는 과감한 노동개혁과 규제개혁으로 기업이 스스로 고용과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친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강명헌 전 금융통화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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