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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품격’ 잃은 秋법무 언사…검찰개혁 역효과만 불러올 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친 언사가 연일 논란이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뒷골목’ 수준의 표현을 쏟아내자 여당 내부는 물론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 25일 민주당 초선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장관 말을 들으면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해서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검찰총장이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누가 봐도 장관의 품격과는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월에도 국회에서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고 말해 ‘왕조 시대’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법조인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의 지적이 우선 날카롭게 정곡을 찌른다. 조 의원은 “법조 생활 30년을 해왔지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이라며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여권 내에서 윤 총장의 퇴진을 강요하는 분위기도 노골적이다. 오죽하면 조 의원이 이런 여권 내 기류를 거스르면서 작심 발언을 했겠는가. ‘법조 30년’을 강조한 것은 현 여권이 그토록 비난하는 보수정권 시절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그만큼 추 대표의 언사는 저급하고 최소한의 품위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인사는 “추 장관이 해야 할 개혁과제가 산더미인데, 거친 말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검찰 개혁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 알력싸움으로 비치게 만드는 저급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의 정제되지 않은 언행에 대한 비판이 정파를 떠난 셈이다.

추 장관은 자신을 향한 비판이 끊이지 않자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본다’는 입장을 보인다. 언론이 검찰개혁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다. 정작 검찰개혁의 발목을 잡는 것은 추 장관 자신의 거친 언사와 적절치 못한 수사 개입이다.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 조작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무리한 지휘권 발동으로 논란이 일었다.

정치인 출신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심정은 일견 이해가 된다. 서울시장이나 대권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법무부 장관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먼저다. 그게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더욱이 그는 법과 정의의 상징이 돼야 할 법무부 장관이다. 거친 언사를 날리며 자기정치를 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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