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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사카 유지 “군함도전시관, 도쿄에 세운건 정치적 의도”
호사카 유지 교수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일본이 지난 15일 일반에 공개한 ‘산업유산정보센터’(군함도 전시관)는 2015년 7월 한일 간 합의를 어긴 부당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러맷'(The Diplomat)에 게재한 ‘일제 강점기 하시마 섬에서 한국인들에게 가해진 일본의 만행을 기억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일본은 하시마 섬에서 심하게 차별을 받았다는 수많은 조선인들의 증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군함도 전시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군함도

호사카 교수는 우선 2015년 7월 나가사키(長崎) 군함도 등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23군데’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하는 데 성공한 건,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징용의 사실을 적절하게 전시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란 점을 상기시켰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2년 이내에 조선인 강제징용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전시하겠다는 약속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거의 5년이 지난 2020년 6월 15일 도쿄 신주쿠(新宿)구에 자리한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일반에 공개했는데,이 센터는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가 운영한다고 일본정부가 나서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호사카 교수는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부분으로,나가사키시 소재 하시마 섬(端島=군함도) 탄광에서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전 주민들의 증언 등을 전시・소개했다는 점을 든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들을 징용했지만 그것은 합법이었다는 논리와 의도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 시 같은 비상사태에서는 국민들을 강제동원하는 것은 국제법에서도 인정된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인도 일본국적자였으니 일본법에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일본측 논리라는 것.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은 일본 국적을 가졌을 뿐, 일본인과 같은 법적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호사카 교수는 주장했다. “당시 조선과 중국, 대만 그리고 일본은 서로 다른 법역(법적 구역)이었다. 법역의 차이에서 오는 여러 가지 차별이 조선과 중국, 대만 등 일본의 식민지에서는 따라다녔다. 그 한 사례는 조선인 등 외지인(外地人)들에게는 보통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조선인이나 중국인, 대만인들에는 일본국민으로서의 의무만을 요구했고 권리는 주지 않았다는 것이 일제 차별정책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호사카 교수는 탄광노동이 워낙 힘들어 죄수노동으로 시작된 역사를 소개하고 이후 일본의 극빈층을 모집했으나 그것도 여의치 않자 조선인 등 식민지 사람들과 전쟁포로들을 탄광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처음부터 일본인을 대신해 조선인, 중국인, 대만인, 전쟁포로들 등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전쟁시 강제 징용의 실태라고 털어놨다.

힘든 노동 때문에 탄광으로 연행된 조선인들의 약 70%는 도주했다는 통계도 소개했다. “조선인들이 도주할 경우 이들의 강제저축은 모두 회사가 가로챘다. 일본인들은 저축통장과 도장을 본인이 갖고 있었으나 조선인 노동자들의 통장과 도장은 감독관이 갖고 있어 도주나 중도퇴직 시에는 모두 회사의 돈으로 회수되었다.”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하시마 섬 상황은 더욱 비참했다고 전했다. “하시마 섬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18km 이상 헤엄쳐야 했다. 이 때문에 도주하다가 익사한 사람들이 많았다. 도주하지 못한 사람들은 심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며, 군함도에서 감독관을 지낸 고사코 마사유키(小迫正行)씨의 증언을 전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번에 일반에 공개된 정보센터에는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증언만이 전시됐다며, “ 조선인이라고 해도 일본인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후손 증언만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역사왜곡행위다. 일본은 하시마 섬에서 심하게 차별을 받았다는 수 많은 조선인들의 증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정부가 도쿄에 정보센터를 연 이유를 정치적 의도로 해석했다. 2020년 7월 개최될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 때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서 도쿄에 문을 연 것이라는 의혹이다.

“현재 한일 간 대립되고 있는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일본 측에 유리하게 만들 목적으로 이번 정보센터를 개관한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호사카 교수는 소설 ‘군함도’ 저자인 한수산 소설가와 함께 6월 29일(월) 오후 특별 대담을 열고 역사를 왜곡한 ‘군함도 전시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다.

방송인 정재환 씨가 진행하는 이번 대담은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군함도 전시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월 30일(화) 해문홍 누리집)과 코리아넷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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