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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고용절벽’ 내몰린 청년들의 분노, 제대로 들어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의 직접 고용을 둘러싸고 청년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취업 준비하던 분들의 일자리가 아니고 기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며 “이들의 임금도 5000만원이 아니라 3300만원 받는데 전환과정에서 3500만원으로 조금 올라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오해를 바로잡으려 했던’ 황 수석의 발언이 알려지자 오히려 이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문제가 뭔지 제대로 알고 있기는 한 것인가’라는 반응이 주류다. 지금 청년들이 좌절하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문제가 아니라 채용의 공정, 기회의 공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봉이 5000만원이 아니라 사실은 3500만원 정도라는 팩트체크로 청년들의 분노가 수그러들지는 않는다. 5000만원, 3500만원 문제가 아니라 취업준비생이 선망하는 공기업, 그 중 가장 선호하는 1위 공기업의 취업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에 들어가려고 몇 년을 쏟아도 취업은 바늘구멍인 상황에서 자신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청년들의 질문에 정부는 뭐라고 답할 것인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란 국민청원 게시글도 이틀만인 25일 오전 22만명 넘게 동의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고용상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도 제기됐다. 청년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이틀째 오해를 바로잡으려고 애쓰는데도 오히려 분노가 더 폭발하는 이유는 뭘까.

지금 청년들의 취업전선은 ‘고용절벽’이란 표현 그대로 절망적인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는 누구보다 청년들에게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5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세 청년들의 체감실업률은 26.3%로 사상최악, 4명 중 1명은 ‘사실상 백수’다. 고용절벽이 상시화되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한 청년도 급증하고 있다. 일도 하지 않고 일할 준비도 하지 않는 등 구직의욕을 상실한 15~34세의 ‘비(非)구직 니트(NEET)족’이 연말까지 127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전망대로라면 청년 10명중 1명이 비구직 니트족이다.

청년들이 취업전선에서 좌절해 미래와 희망을 포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앞날이 암울하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는 ‘알고 보면 사실과 다르다’고 얘기만 할 게 아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하고 있는데 거꾸로 이 정부들어 청년들이 최악의 고용위기에 몰려 분노하는지에 대해 자성부터 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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