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공유기에 요구되는 조건은 크게 두 가지다. 빠른 속도, 넓은 와이파이 커버리지다. 공유기의 목적이 인터넷의 분배에서 와이파이망 구축으로 무게 중심이 기운 탓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공유기는 와이파이 커버리지에 강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아예 커버리지 확장을 원하는 유저를 위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메시(mesh) 와이파이 공유기로 불리는 제품이다.
메시 와이파이 공유기 중 가장 유명한 제품은 넷기어의 오르비 시리즈다. 공유기(라우터) 한 대와 다수의 새틀라이트(위성)으로 구성된 시스템으로, 간단한 설정으로 메시 와이파이망을 꾸릴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자 특징이다. 하나의 네트워크로 넓은 영역에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기어는 그동안 다양한 오르비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번에는 오르비의 이름 대신 나이트호크 시리즈로 명명한 메시 와이파이 시스템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신형 메시 와이파이 시스템 '나이트호크 메시 와이파이 6 시스템(이하 넷기어 MK63)'이다.
MK63은 최신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IEEE 802.11AX)와 최대 1.8Gbps의 통합 속도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고성능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자원 분배도 뛰어나며, 와이파이얼라이언스(Wi-Fi Alliance)의 첫 이지-메시 기능 인증(EasyMeshTM)으로 확장성을 더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마름모 패턴 하이그로시 표면으로 세련되진 외모
넷기어는 단순해지기 쉬운 공유기 및 네트워크 제품에 다양한 디자인을 접목해왔다. MK63은 디자인 소품처럼 귀여운 체형과 하이그로시 표면을 강조했다.
박스 내용물은 일반 공유기와 비슷하다. MK63은 공유기(라우터) 한 대와 새틀라이트 2대로 이루어진 패키지 구성이다. 이밖에 전원을 연결하는 3개의 어댑터와 랜선, 제품 설치 가이드, 보증서가 들어있다.
본체 디자인은 6면체다. 높이는 상당히 낮은 편으로, 무선 와이파이를 위한 안테나를 안쪽에 내장했다. 스펙상의 크기는 121 x 121 x 63.5mm로, 일반 공유기보다 콤팩트해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
뒷면은 인터넷과 새틀라이트, 전원을 연결하기 위한 연결부가 모여 있다. 기본적으로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외형이 완전히 동일하며, 후면에 인터넷 포트(WAN)로 구분이 가능하다.
포트 수도 공유기는 2개, 새틀라이트는 1개로 차이가 있다. 이밖에 전원 연결부와 리셋 버튼, WPS 연결을 위한 싱크(Sync) 버튼도 보인다. 새틀라이트가 유선 연결을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백홀을 구성할 수 있다.
윗면은 마름모꼴의 패턴이 반복된 패턴을 넣었다. 심심해지기 쉬운 외형에 포인트준다.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뒤에서 보면 통풍구가 뚫려 있다. 발열 해소를 위한 쿨링팬이 빠진 펜리스 제품이며, 이를 위해 통풍구 배치에 과감하게 투자한 듯 보인다.
밑면에서 보면 냉각구조를 더욱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미끄럼 방지 고무 패드 4개와 제품 정보 스티커가 부착된 부분을 제외하고 구멍이 송송 뚫려있다. 벌집 패턴 안쪽에는 기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래쪽에 검은색 금속 재질의 방열판을 볼 수 있다.
핀이 빽빽하게 박힌 모양의 방열판은 공기 순환을 통한 냉각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MK63은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에 1.5GHz 프로세서가 장착돼 있으며, 최대 동작 상황을 가정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옆면은 자로 잰 듯 반듯하게 구성됐다. 각진 부분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곡면을 깎는 라운드 처리로 마무리됐다. 콘셉트를 공유하는 오르비 RBK13이 부드러운 곡면을 가진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한 메시 와이파이
MK63은 오르비 대신 나이트호크의 이름을 부여 받았다. 넷기어 나이트호크 시리즈는 성능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MK63 역시 효율과 속도를 중시한 구성에 이지 메시의 확장성과 간편함을 추구했다. 최대 속도는 2.5GHz 밴드에서 600Mbps, 5GHz 밴드에서 1200Mbps로 통합 1.8Gbps 모델이다. 먼저 출시된 오르비 RBK13보다 약 1.5배 빠른 속도다.
메시 와이파이의 강점인 하나의 와이파이 이름(SSID) 사용과 이동 중에도 알아서 최적의 연결로 교체하는 스마트 로밍을 지원한다.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하며 이동해도 연결이 이어진다.
MK63은 MU-MIMO(Multi-User 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와 빔포밍+(Beamforming+) 등 와이파이 품질과 연결을 돕는 고급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이 중 빔포밍+는 와이파이6 규격의 단말기부터 구형 와이파이4(IEEE 802.11n)도 지원한다.
이밖에 와이파이얼라이언스의 이지 메시 인증을 처음으로 받아 확장성도 높였다. 같은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기종에 상관없이 연결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5GHz 밴드는 추가 채널을 지원해 외부 간섭에 따른 품질 저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관리 기능도 우수하다. 나이트호크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 혹은 단말기에 설치하면, 외부 망에서도 공유기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또, 기본적인 인터넷 연결 일정(스케줄링)과 접속 차단 등의 기능도 앱과 웹 관리자 페이지에서 설정할 수 있다. 아직 넷기어 아머(ARMOR)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곧 정식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관련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넷기어 아머는 공유기와 네트워크의 보안 수준을 점검해주는 보안 솔루션이다.
다운로드 중에도 온라인게임을 즐기자
대부분의 공유기는 대역폭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 QoS(Quality of Service) 기능을 탑재한다. 단말기 혹은 프로그램 및 앱의 우선순위에 따라 처리 순서를 먼저 제공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QoS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공유기 자체의 성능이 느려, 제대로 우선순위를 설정하지 못하거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MK63는 스트리밍과 4K 시대에 대응할 수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공유기를 설치한 뒤 와이파이5 기반의 노트북 2대, 스마트폰1대를 연결했다. 이후 공유기의 QoS 기능을 켰다. 기본 설정은 QoS가 꺼진 상태다. 이후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와 4K 영상 스트리밍 등 대역폭을 많이 차지하는 활동을 진행하며,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출시한 '발로란트'로 핑의 변화를 관찰해봤다.
먼저 게임만 실행하는 경우 지연시간은 9~11ms를 기록했다. 온라인 기반의 게임이 요구하는 최상의 네트워크 품질이다. 이후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를 시작했을 때 지연시간은 약 17~19ms로 증가했다. 여기에 다른 노트북에 4K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재생하고, 스마트폰으로도 영상을 재생하는 등 대역폭에 부하를 늘렸을 때 지연시간은 26~31ms로 나왔다.
이후 추가로 부하를 걸었을 때도 지연시간은 31ms를 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30ms는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중국과 한국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e스포츠 대회 '2020 미드 시즌 컵(MSC)'을 지연 시간 30ms 후반대로 설정해 진행했으며, 이에 따른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테스트 결과 MK63은 대용량 데이터 패킷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뛰어난 성능을 기대한 만큼 발휘했다. 이미 게이밍 환경을 위한 프리미엄 공유기를 구축한 유저라면, 무선 AP 기능을 활용해 성에 차지 않았던 공간까지 게임을 위한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만하다. 단, 사용하는 단말기와 인터넷 회선 품질, 플레이하는 게임 서버 상태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자.
나이트호크와 오르비의 강점만 이어받은 MK63
MK63은 나이트호크와 오르비의 강점을 이어받은 제품이다. 나이트호크 시리즈로 부터는 성능과 속도를, 오르비로부터 메시 와이파이의 간편함을 넘겨받았다. 와이파이6 기반의 통신과 강력한 성능은 4K 스트리밍 시대에 발맞춘 느낌이 강하다. USB 포트, 서클(Circle) 등 추가 기능의 부재는 아쉽다.
종합해 보면 MK63은 공유기에 필요한 성능과 편리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 제공되는 2개의 새틀라이트는 보다 넓고 안정적인 와이파이망을 꾸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새틀라이트 수가 1개로 줄어든 MK62도 출시될 예정이니 참고하자.
게임이슈팀 기자 ga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