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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해방구 된 골프장
여행도 막히고 스포츠 관람도 못하고
골퍼들 몰리며 부킹은 ‘하늘의 별따기’
그린피 카트비 이어 캐디피까지 올라
퍼블릭 골프장 몸값 ‘천정부지’
코로나사태로 골프장에 골퍼들이 몰리고, 골프장을 사려는 큰 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에도 지금 전국의 골프장은 인산인해다. 4인(캐디포함 5인)이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골프는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두기 압박에서 자유롭고, 국내여행도 여의치않은데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마땅히 갈 곳 없는 이들의 해방구가 됐다. 골프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 왔고, 올해는 여느때보다 비도 거의 내리지 않으니 그야말로 하늘의 기운이 골프장에 모인 셈이다.

많은 주말골퍼들은 “부킹예약이 너무 어렵다. 주말은 비싸기도 하지만 좋은 시간대, 나쁜 시간대 가릴 것 없이 순식간에 예약이 마감된다”며 “수도권만 그런게 아니라 충청, 강원권도 잠시 시간을 고르느라 고민하다 보면 마감이다”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골프장 이용요금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의 명문골프장들은 주말 그린피가 20만원대 중반, 혹은 30만원을 넘는 곳도 있으며 1~2시간 이내에 위치한 곳들은 대부분 10만원대 후반은 내야한다. 여기에 캐디피도 최근 13만원으로 오른 곳이 급증했으며, 카트피도 9만원으로 올린 곳이 많아졌다. ‘레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대중골프장에서 1인당 캐디피 11만원 이하는 없고 12만원인 곳이 157개소로 전체 219개소의 71.7%였다. 13만원은 61개소, 14만원은 1개소였다. 13만원은 2017년 1개소에 불과했지만 2018년 9곳, 올해 61곳으로 급증했다.

그린피를 18만원으로 잡을 경우 4인이 라운드를 나가면 그린피 캐디피 카트피를 포함해 94만원, 식사나 음료를 사 먹을 경우 1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한국 골프장의 그린피나 캐디피가 너무 비싸고, 카트의 의무사용 등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가 되어왔지만 이는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물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가격은 인상되어 왔다.

골프장측은 골프장에 부과되는 세금이 너무 많고 종합부동산세 등이 인상되면서 납부해야할 세금이 늘어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서천범 레저연구소장은 “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을) 올리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골프장들이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면서 골프장들의 몸값은 뛰고 있다.

코로나사태가 터지기 2,3년 전부터 골프장들은 영업이익률이 높아졌고, 해외여행이나 해외골프투어가 불가능해지면서 골프장 포화상태라는 제주도 골프장들도 골퍼들이 들어차고 있다고 한다.

이때문에 골프장을 사려는 큰손들이 좋은 매물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골프장 인수합병 전문가인 김기세 KS레저개발 대표는 “최근 골프장 인수관련 문의가 두배 가까이 늘었다. 과거에는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원매자로 나섰다면, 최근에는 자산운용사, 펀드, 공제조합, 대기업 등에서도 골프장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시중에 자금이 많이 있지만, 은행금리도 낮고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 수익률이 좋은 골프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골프장의 경우 2,3년전에 1200억원 선에 내놓을 생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펀드에서 1500억에 인수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금 골프장이 인기를 끌만한 투자처라고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골프인구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현재 형성되는 가격대는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 등의 영향으로 젊은 골퍼들이 늘고 있으나, 골프를 즐기던 50대들이 조만간 가계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고, 60~70대 시니어골퍼들도 서서히 필드를 떠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골프열기는 2008년 리먼사태 이전과 흡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에도 급격하게 골프인기가 늘어나며 호황을 누렸지만, 리먼사태가 터진 뒤 3,4년간 암흑기가 도래했고 회원권도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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