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itM]집값 반등의 신호들

떨어지던 아파트값이 반등할 때 나타나는 신호가 있다. 2018년 9·13대책 이후 9개월 동안 하락했던 서울 집값이 지난해 7월 상승세로 돌아섰을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기를 겪다가 2013년 상승기로 변할 때도 나타난 현상이다.

일단 거래량이 는다. 중개업소에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주간 단위 집값 하락폭이 줄어든다. 지난해 서울 집값 반등 신호는 거래량 변화에서 나타났다. 2월 아파트 거래가 1454건으로 최저점을 찍더니 조금씩 늘다가 6월 6919건으로 급증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하락폭이 줄다가 어느 순간 반등하는 식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다. 거래량이 많아지면서 지난달부터 하락세가 보합세(변동률 0%)로 바뀌었다. 4월 3019건이던 아파트 거래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늘었다. 이달 9일 집계 기준으로 5월 3878건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후 한 달 내 신고해야 하므로 4월 거래량은 확정된 수치지만, 5월 거래량은 아직 신고하지 않은 물량이 많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5월 중반 이후 거래가 더 많았기 때문에 실제 5월 거래량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산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줄어드는 것도 집값 반등 시기 늘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와중이지만 올해 미분양은 계속 줄었다. 4월 기준 서울에 미분양은 78채로 올 1월(131채)과 비교해 40%가량 감소했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1월 3735채가 미분양이었지만, 4월 3224채로 줄었고, 인천도 같은 기간 1035채에서 481채로 반 이상 감소했다.

거래가 늘고 시장이 활기를 띠면 건설사는 새 주택 공급을 위해 인허가를 서두른다. 주택 인허가 증가는 집값 반등의 또 다른 신호로 여겨진다. 시장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반영된 지표여서다. 지난 4월 수도권 주택건설 인허가는 7만1746가구였다. 1월 1만2797가구, 2월 3만9586가구, 3월 5만6825가구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수도권 연간 주택 인허가는 침체기인 2014년 24만가구까지 떨어졌으나, 시장이 살아나면서 2014년 41만가구 수준으로 급증했고, 이후 2019년까지 연간 30만 가구 전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에선 주택 수요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집값이 조금만 싸다고 여겨지면 여지없이 인파가 몰린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수도권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은 99.2%로 분기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은 100%, 경기는 99.6%, 인천은 98.7%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을 시작해 3~6개월 사이까지 계약을 마친 비율이다.

특히 몰려드는 인파에 주목해야 한다. 올해 새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서울 105.9대 1, 전국 30.7대 1이다. 작년 서울 32.3대 1, 전국 14.5대 1보다 높아졌다. 평균 경쟁률 100대 1은 100가구 모집하는 단지에 1만명이 청약했다는 이야기다.

서울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수도권 곳곳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하면 100대 1 이상 경쟁률을 기록하는 곳이 흔해졌다. 최근 사례 하나만 보자. 이달 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 ‘동탄역 헤리엇’에는 375가구 모집에 5만6047명이 청약했다. 현금 부자도 넘친다. 최근 최소 분양가가 17억4100만원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97㎡에 21만5085명이 무순위로 청약접수했다.

청약시장이 중요한 건 주택 수요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택 가구 등 청약 자격을 갖추고 분양시장을 기웃거리는 수십만, 수백만명 대부분은 탈락할 것이다. 그들 중 상당수는 주택시장이 살아나면 다시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건 집값 하락기엔 새 아파트 분양시장도 죽는다는 사실이다. 2008년부터 2013년 사이엔 강남은 물론 어떤 지역에서 새 아파트가 나와도 미분양이 넘쳤다. 분양시장이 요즘처럼 이렇게 활기를 띠는 건 지금 주택시장이 과거 하락기와는 분명 다르다는 걸 시사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주택 수요는 여전히 살아 있다.

건설부동산부 팀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