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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의 날, 잔치는 없다…일감 부족에 우울한 철강업계
철강협회 20년 만에 기념식 생략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업황 침체
국내 1,2위 철강사 휴업·가동중단
철광석 가격도 올라 실적 우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완성차 업체와 조선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사상 처음으로 고로 생산량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1고로 모습 [현대제철 제공]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코로나19 확산과 수요부족으로 일감이 끊긴 철강업계가 20년 만에 철의 날 기념식도 취소한 채 우울한 하루를 보낸다.

한국철강협회는 2000년부터 매년 업계와 정부 주요 인사를 초청해 열어 온 '철의 날'(6월 9일) 기념식을 20년 만에 처음으로 취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했다. 국내 철강업계의 가장 큰 행사인 철의 날 기념식이 취소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철의 날은 1973년 6월 9일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용광로인 포항제철소에서 처음 쇳물을 생산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내세웠지만 철강업계로선 기념식을 열 분위기가 아니다. 전방산업 부진에 일감이 떨어져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상황이기 때문. 국내외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철강 수요 산업이 침체하면서 철강사 수주도 부진하다.

포스코가 이달 16일부터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의 일부 생산 설비를 멈추고, 해당 사업장 직원들에 대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급휴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제철도 이달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 문을 닫았다. 공장 가동 중단은 2005년 5월 박판열연 상업 생산 개시 이후 15년 만이다.

세아베스틸도 전기로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1,2위인 두 회사가 동시에 가동 중단과 휴업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라며 "코로나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최근 발표한 철강 수요에 대한 단기 전망에서 올해 철강 수요가 작년보다 6.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협회는 "2분기에 대부분 국가에서 철강 수요가 매우 감소할 것"이라며 "5월부터 규제 완화로 상황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회복은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마저 급등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CFR기준) 가격은 8일 현재 톤 당 105.67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12.4%나 오르며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철광석 주요 산지인 브라질 광산이 지난해 자연재해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다, 코로나19로 줄었던 중국의 수요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문제는 원재료 인상분을 철강 가격에 온전히 반영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는 그동안 철강 가격 인상을 기조로 자동차 등 수요산업계와 협상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협상은 잠시 중단된 상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철강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철강기업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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