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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갈 데까지 간다"는데…南 "합의 이행"만 되풀이

  • 안일한 통일부 “남북정상 합의 준수ㆍ이행”
    北, 항의군중집회 등 이전과 다른 차원 반발
    南, 판문점선언 이후 방치로 상황 악화 초래
  • 기사입력 2020-06-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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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이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게 표출되고 있다. 북한 청년학생들이 6일 평양시 청년공원야외극장에서 남측 당국과 탈북민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규탄하는 항의군중집회를 갖는 모습. 탈북민들을 민족반역자, 인간쓰레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선전문구가 눈길을 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정부는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연일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남북합의를 이행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남북 군사합의 파기와 접경지역 무력도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선 상황에서 안일한 대응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南, 北·보수진영 이중 눈치보기

통일부는 7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 대해 “정부의 기본입장은 판문점선언을 비롯한 남북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판문점선언을 거론한 것은 북한이 반발하는 대북전단과 관련해 후속조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4·27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북이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중단하기로하고 군사분계선(MDL) 일대 확성기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적대행위 중지와 수단을 철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접경지역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위협을 초래하는 대북전단 살포는 중단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이를 규제할 법·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에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대북전단 살포 규제를 포함해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접경지역 주민보호와 평화적 발전을 위한 법률을 마련해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대북전단 살포 규제만을 목적으로 할 경우 국내 보수진영의 비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반발강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 배제 못해

북한은 이틀 전 통전부 대변인 담화에서 정부의 이 같은 구상에 대해 “저들이 오래전부터 대치계선에서 긴장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삐라(전단) 살포 방지대책을 취해왔고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 방안도 검토하던 중이라며 마치 아차하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듯이 철면피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일축했다.

탈북민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만 떼고 본다면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통전부 대변인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은 이제야 삐라 살포를 막을 법안을 마련하고 검토중이라고 이전보다는 어느 정도 진화된 수법으로 고단수의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며 “그렇다면 결국 법안도 없이 군사분계연선 지역에서 서로 일체 적대행위를 중단하자는 군사분야합의서에 얼렁뚱땅 서명하였다는 소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소한 정부는 대북전단 수단을 철폐하기로 한 판문점선언과 상호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군사분야합의에 도장을 찍고도 2년여가 다되도록 사실상 이 문제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북한은 후속 조치에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번에 대북전단 문제를 본격 제기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에서 금강산관광 폐지를 기정사실화한데 이어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그리고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언급했다.

이후 통전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은 역시 적이라는 결론을 더욱 확고히 내렸다”면서 첫 순서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며 이미 시사한 여러 가지 조치들도 연속적으로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남측에서 대북전단 관련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자신들도 남측이 골머리 아파할 일을 벌이겠다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밝혀 접경지역 군사적 도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내부적으로도 김 제1부부장의 담화를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연일 대규모 항의군중집회를 여는가하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선전매체에 각계각층 인사들의 남측 비난 기고문을 게재하는 등 대북전단을 고리로 남북대결구도를 격화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합의 이행이라는 원론적 입장 표명 이상의 후속조치를 조속히 내놓지 못한다면 남북관계는 파국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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