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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팻테일리스크’ 준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85개 국가에서 600만명을 넘어서고, 36만명이 넘는 이들이 사망했다. 미국에서만 이미 사망자가 10만명이 넘었고, 1만명 이상 국가도 다수다. 국내에서도 잠잠해지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다시 확산조짐이다. 마스크 착용과 생활속 거리두기는 일상이 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와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주택시장은 ‘팻테일리스크(fat tail risk)’가 커지고 있다. ‘테일리스크’는 통계학의 정규분포에서 나온 말이다. 정규분포란 평균값이 나타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태로 꼬리부분이 얇다. 즉 평균에 근거해서 미래를 예측해도 맞출 확률이 높다.

그러나 팻테일은 정규분포와 달리 말 그대로 꼬리부분이 두껍다. 특수하고 극단적인 변동성이 자주 나타나면서 정규분포를 벗어나기 때문에 평균에 집중될 확률이 낮아지고, 미래예측을 하면 틀릴 확률이 높다. 즉 변동성을 자극하는 악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예상치(평균)를 크게 벗어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다.

지금 주택시장 상황이 그렇다. 강력한 수요억제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가 멈추자 주택거래와 주택가격이 정규분포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가격과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을 경험했고, 규제가 강력하게 작동되는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은 가격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반면 규제와 코로나19 영향권이 아닌 지역들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로 인한 교통호재를 기대할 수 있는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분양가가 낮은 주요지역의 신규 분양주택은 수많은 청약희망자가 몰리면서 청약광풍을 만들고 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사실상 0%대 금리시대가 열렸다.

주택시장은 정부가 규제하면 할수록 변동성이 커진다. 국지적으로 집값 급등락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한두 가지 방향으로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 내일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팻테일리스크가 주택시장에 가득해진 것이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2020년 주택시장은 이미 많은 쟁점이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 유동성, 대출규제와 주거이동 제약, 조세부담과 다주택자의 고민, 분양가상한제 주택과 청약쏠림, 정비사업 규제와 서울 주택공급 부족, 신도시 30만호 공급계획과 토지보상금, 2030 광역교통망 계획과 접근성 등 주요 이슈로 가득하다. 언제든지 쟁점화될 이슈들이 가득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코로나로 그 위험성과 변동성이 더 커졌다.

팻테일리스크에 대처할 힘을 키워야 한다. 2020년 주택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리스크의 종류·빈도·크기 등에 대한 정보를 수립하고,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익숙하고 잘 알고 있는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뚱뚱한 꼬리 현상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팻테일리스크 시대로 들어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뚱뚱한 꼬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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