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캔버스에 마음을 입히다가, 4대강 사업이 저지르는 생태 파괴를 목도하고 그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보디페인팅 퍼포먼스를 보였던 배달래 작가가 DMZ 회화전시에 이어, 코로나 극복의 염원을 담은 ‘삶이 꽃이 되는 순간’전을 오는 6월 3~9일 서울 인사동 그림손 갤러리에서 연다.

배달래 개인전 삶이 꽃이 되는 순간 2020 193.9 x 390.9cm, oil on canvas

그가 4대강 사업의 부당성, 자연파괴에 대한 저항을 온몸으로 고발하면서 유럽 등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몇 년뒤 자연에게 자연을 돌려주는 사필귀정의 길을 각계에서 모색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순리이다.

평화가 중요한 가치로 부각될 때 배달래는 DMZ의 ‘날 것’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주목받았다. 극사실화를 좀 처럼 그리지 않던 배달래는 당시 단절의 처연한 정서, 평화의 간절한 희구를 DMZ정글 그림에 담으면서도, 그 어떤 팩트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밀하게 붓과 함께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추었다.

일본 제국주의 군대 성노예 피해자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독일과 프랑스등 해외에서 발표하여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 ‘삶이 꽃이 되는 순간’ 전시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정신적 충격과 단절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계인에게 보내는 자성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과 사진, 회화를 선보인다.

배달래의 코로나극복 미술전시회 포스터

인간의 이기심에서 시작된 환경파괴가 결국 자연의 재앙으로 인간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깨닫고 자연에 대한 존중과 자신의 모습으로 인간을 만든 신에 대한 사랑으로 인류를 사랑하자는 내용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 영상은 신도원 미디어 아트작가와 이설제 사진작가, 배우 송채윤씨가 함께 콜라보레이션으로 작업한 영상으로 유튜브와 SNS를 통해 널리 공유될 예정이다.

또한 전시는 절정의 시기를 넘기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고개를 숙인 꽃, 맨드라미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은 처연하나 강인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작가는 “봄에 피기 시작하여 뜨거운 여름과 가을을 지나고 겨울까지 세 계절을 넘기며 온몸을 다해 붉은 열정을 불사르며 주어진 생명으로 불꽃같은 삶을 살고 자연의 진리에 따라 고개를 떨군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다”고 말한다.

배달래 삶이 꽃이 되는 순간, 2020, 130 X 71cm, oil on canvas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상가와 아파트 밀집지역 내 화단에 핀 맨드라미가 소재가 되었다. 도심 한복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자리에 누군가 정성스럽게 가꾼 맨드라미는 12월 초 추위를 견디며 서있는 모습은 로뎅의 ‘칼레의 시민’을 연상케 했고 작가는 즉시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배달래의 맨드라미는 꽃이기 이전에 자신을 희생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현대인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의 맨드라미 작품들은 또한 전국에 피어있는 서식지를 제보를 받고 찾아가 직접 촬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이루어진 작품들이다.

생명력 강한 맨드라미의 모습처럼 우리의 삶이 꽃처럼 아름다운 순간은 각자가 다르겠지만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는 마음이 전시장과 작품 곳곳에 배어있다. 철저한 거리두기와 정밀 방역 속에서 서정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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