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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연봉 형평성 때문에…다른 통장으로 좀 더 받는다면?
김용전 커리어컨설턴트의 직장인 고민상담소

Q. ‘대기업에 다니다가 이번에 중소기업으로 이직하는 40대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연봉 테이블이 워낙 차이가 나서 기존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저의 공식 연봉을 줄이고 나머지는 다른 통장으로 따로 입금해 준다고 합니다. 나이가 있다 보니 개인 용도의 비자금도 필요하고 해서 받아들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출처=123RF]

남모르게 달콤한 것은 결국 고통의 씨앗

A.간단한 거 같으면서도 복잡미묘한 문제인데, 결론은 안 좋게 생각한다. 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회사의 기본 입장이 애매하다. 즉 작은 회사의 기존 직원들 사기를 고려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현실적으로는 공감하나, 궁극적으로는 잘못된 판단이다. 그만큼 고액의 연봉을 준다는 것은 이분이 그만큼 전문가라는 뜻이며 이 점을 전 직원이 알아야 한다. 그리고 사기를 고려한다지만 결론은 직원들을 속이는 행위이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결국에는 다 알려지게 될 텐데 그때는 사기가 올라갈까? 오히려 더 떨어질 것이며 이분은 본의 아니게 동료를 속인 사람이 된다.

둘째, 공식 연봉은 남과 가족에게 내 가치가 이만큼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증명하는 잣대이다. 그런데 별도로 돈을 받아 연봉을 속인다면 나 자신을 가족에게 속이는 일밖에 안 된다. 그리고 비자금이란 게 묘한 속성이 있어서 대체로 훌륭한 곳에 쓰이기보다 유흥을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딴 주머니가 필요하다는 중년의 현실에는 동감이다. 그러나 그런 딴 주머니는 최대한 성실하게 조성하는 게 좋다. 근본적으로 연봉 자체를 가족에게 속이는 방식은 비유하자면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

비자금 조성 측면을 고려해 몰래 받는 연봉을 반기는 듯한 중년 직장인이여!! 그 회사가 정말로 당신이 필요하다면 직원들에게 떳떳하게 밝히고 공식적으로 다 달라고 하라. 정 그럴 수 없어서 그 방법밖에 없다면 최소한 가족들에게 그런 사정을 밝히고 동의를 얻어라. 훔쳐먹는 사과가 맛있다고 하지만 결코, 그 맛으로 행복하지는 않다. 왜? 남모르게 달콤한 것은 결국 고통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왜 내가 정당히 받아야 할 연봉을 가지고 스스로 함정을 파는가?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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