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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도 멋맛흥] 낭장망 멸치를 아시나요?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은 4.168㎏. 멸치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수산물 3위(농촌경제연구원 집계)에 오른 식재료다. 한국인의 밥상에선 밑반찬부터 시작해 국물 요리에 필요한 필수 재료다.

최대 15㎝밖에 자라지 않는 멸치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다.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으며, 바다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 개체수가 가장 많은 어종이다. 한국인은 멸치를 다용도로 활용한다.

멸치를 잡는 방식은 다양하나, 전라남도 완도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해역에선 조금 더 특별한 방식으로 멸치를 잡는다. 전통적인 멸치잡이 방식인 낭장망 잡이를 고수하고 있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 따르면 낭장망은 전라남도 지역에서 주로 사용한 과거의 멸치잡이 망이다. 길다란 자루 형태로 돼 있다. 바다에 그물 날개와 자루 끝을 닻으로 고정시키고, 조류가 썰물일 때 망에 들어간 멸치가 조류 방향이 밀물로 바뀌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는 방식이다. 자루 속에 유도망이 있어 한 번 낭장망 안으로 들어간 멸치는 다시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전라남도의 낭장망 멸치는 경상남도 해안의 죽방 멸치와 비교되곤 한다. 죽방어업이 사시사철 대나무로 만든 멸치잡이 시설인 반면, 낭장망은 4월 봄멸치를 잡기 위해 설치한다.

조류 물살이 세고 플랑크톤이 많은 남해 멸치는 타지역 멸치에 비해 식감이 탄탄하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낭장망 멸치는 4월에 잡아 ‘은빛 멸치’라고도 불린다. 어획량이 극히 적어 대량 조업하는 대형 어선에 경쟁력이 떨어져 거의 사라졌으나 2014년 완도군의 멸치잡이 어민들이 ‘낭장망협회’를 만들어 전통 어획법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진도와 완도 해역의 조류가 빠른 곳에 그물을 설치해 멸치를 잡는다. 전통의 방식을 고수해 우리 식재료를 지켜왔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5년엔 ‘맛의 방주’에도 이름을 올렸다.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측은 “낭장망 멸치는 특히 환경이 조금만 달려져도 금방 죽는 멸치의 성질을 고려해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어업”이라며 “그로 인해 멸치 본연의 맛과 모양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량 조업하는 어업으로 멸치를 잡으면 그물을 끌어올리며 멸치의 몸에 상처가 난다. 하지만 낭장망 멸치는 상처를 내지 않고 멸치를 잡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멸치의 몸에 비늘이 그대로 붙어있다. ‘은빛 멸치’로 불리게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협회에 따르면 낭장망 멸치와 일반 멸치의 영양소 차이도 두드러진다. 일반 어업으로 잡은 멸치는 칼슘 함량이 100g당 500㎎인데, 낭장망 멸치는 약 2414.7㎎로 월등히 높다. 또 나트륨 함량은 100g 당 1521㎍ 밖에 되지 않는 ‘저염 멸치’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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