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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더 킹’이 얻은 것과 잃은 것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김은숙 작가 하면 드라마계에서는 가히 정상이다. 회당 집필료만 1억원에 육박한다. 김 작가가 요즘 쓰고 있는 ‘더 킹-영원의 군주’의 회당 제작비는 20억~25억원. 총제작비가 웬만한 영화보다 더 많은 300억원을 넘는 규모다. ‘더 킹’은 넷플릭스에도 비싼 값에 팔렸다. PPL(간접광고)로는 얼마를 회수했는지 가늠조차 힘들다.

‘더 킹’은 김은숙 작가와 그가 만든 제작사에 큰 돈을 벌게 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총 16부작중 12회까지 소화한 ‘더 킹’은 콘텐츠 제작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완성도 낮은 콘텐츠를 시장에 내놓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은숙 작가 정도 되면 시청률을 1% 올리는 것보다 탄탄한 내용을 담은 진화된 콘텐츠라는 소리를 듣는 게 더 중요하다. 베테랑 작가라면 그래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화를 논하기 힘들다. 오히려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며, 성의가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2004년도에 ‘파리의 연인’과 ‘결혼하고 싶은 여자’라는 트렌디 드라마 히트작 두 편이 나왔다. 그리고 이를 집필했던 두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트렌드물(로맨스물)을 가장 잘 쓰는 작가가 됐다. 전자를 쓴 김은숙 작가는 판타지성 트렌디물, 후자를 쓴 김인영 작가는 현실에 바탕을 둔 트렌디물로 각각 차별화됐다.

이후 김은숙 작가가 계속 내놓은 로맨스물마다 히트했다. 하지만 말장난 같은 대사의 남발, 용두사미식 전개방식, 불면 날아가버리는 드라마 얼개라는 허술한 완성도로 비판 받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2016년)도 재난지역 우르크의 시계탑을 보여주는 12회로 끝내야 했다. 서울로 무대를 옮겨온 나머지 4회는 PPL을 위해 이야기를 늘어뜨렸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였다. 제사보다 젯밥에 치중하니 이야기가 미세함을 잃고 황당하기까지 했다. 유시진 대위(송중기)는 죽고도 살아나기를 반복해 ‘좀비족’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더 킹’은 평행세계라는 새로운 개념이 있다. 그것으로 이곤(이민호)과 이림(이정진)의 큰 대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평행세계의 균형을 지키려는 이곤과, 평행세계의 균형을 깨뜨려 신적인 존재가 되려는 이림 등 평행세계의 규칙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아해 쉽게 몰입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무차별 PPL을 집어넣어 흐름을 방해한다. 노골적인 광고 카피나 다름없는 대사를 들으면 불쾌해진다. 돈을 들인 업체들의 PPL 효과가 날지 의문이다.

김은숙 작가에게는 수많은 배우들이 러브콜을 기다린다. 대사가 적어도 출연하고싶다고 한다. 두번째 남자주인공(서브남주) 띄우기는 김 작가 전문이다. 하지만 이민호-김고은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광고카피나 홈쇼핑에서 나오는 문구를 대사로 대거 소화한 김고은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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